미국이 중동의 주요 산유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에 등극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을 자극하고 있다며 27일(현지시간) 이같이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미국이 일일 100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해 중동 산유국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생산량을 능가할 것으로 점쳤다. 미국은 올해 일일 약 1030만 배럴을 생산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1970년대 ‘오일 붐’ 당시 규모를 뛰어넘는 것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작년 1월 시점에 미국은 일일 170만 배럴을 수출했다. 이는 2015년 말 시점의 4배 규모다. 미국은 2015년 말 40년 만에 원유 수출 금지를 해제했다. 유가정보서비스의 톰 클로자 애널리스트는 “꽤 극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매우 지배적인 원유 생산국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중국, 인도로 수출되는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미국이 기회를 잡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금의 샘’ 저자이자 경제학자인 다니엘 예르긴은 “원유 시장의 상황은 180도 바뀌었으며 전 세계에서 이 영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미국의 에너지 안보에 보탬이 될 뿐 아니라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규모는 10년 새 두 배로 늘었다. 석유 시추와는 무관해 보였던 노스다코타와 뉴멕시코 같은 지역에서도 셰일오일 굴착이 진행되고 있을 정도다. 동시에 중국, 인도 등의 국가로 셰일오일을 수출하기 위해 미국 각 지역의 항구까지 오일을 보내기 위한 파이프라인이 텍사스 전역에 건설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르네 오티즈 전 사무총장은 “OPEC은 핵심을 놓쳤다”며 “현재 미국은 OPEC의 역할과 상관없이 세계 원유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클리퍼데이터의 매트 스미스 이사는 “미국은 점점 더 독립적인 산유국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클로자 애널리스트는 “수출 규모는 점점 더 방대해질 것”이라며 “미국이 이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등 OPEC 국가를 뛰어넘는 세계 4대 원유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미국은 전체 원유 수출 규모 중 중국과 영국에 각각 16.5%, 11.3%를 수출했다. 네덜란드에는 8.4%를 수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