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이날 처리한 2018년도 예산안 수정안은 정부 제출안보다 1375억 원 순삭감된 규모로, 재석 의원 178명에 찬성 160명, 반대 15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분야별로 보면 보건·복지·고용 예산이 144조7000억 원으로 정부 원안보다 1조5000억 원 대폭 깎였다. 그럼에도 내년 9월부터 시행될 아동수당 도입과 기초연금 확대 예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등 지원 예산 등이 포함되면서 전체 예산의 33.7%를 차지했다.
일반·지방행정 예산(69조 원)과 외교·통일 예산(4조7000억 원)도 각각 7000억 원, 1000억 원 순감됐다.
반면 정부안에서 올해 예산 대비 20% 삭감됐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국회 심사 과정에서 1조3000억 원 늘어난 19조 원으로 책정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한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노선의 무안공항 경유’ 사업은 정부가 편성했던 154억 원에서 134억 원이 증액됐고, 광주-강진고속도로 사업은 정부안 454억5800만 원에서 1000억 원 늘어나는 등 민원성 SOC사업 예산이 대거 포함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호남 예산이 눈에 띄게 늘면서, 여소야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국민의당이 제기했던 ‘호남 홀대론’ 및 예산 증액 요구가 관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는 예산안에 앞서 법인세·소득세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과세표준(순이익) 300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법인세 최고세율 25%를 적용하고, 소득세는 과표 3억~5억 원에 40%, 5억 원 초과에 42%로 각각 2%씩 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법인세법 개정안은 마라톤 의원총회를 벌이며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던 한국당의 패착으로 ‘가까스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재석 의원 177명에 찬성 133명, 반대 33명, 기권 11명으로 가결돼, 법인세 인상에 반대해 왔던 한국당이 표결에 참여했다면 부결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당은 뒤늦게 본회의장에 들어와 정세균 의장을 향해 사퇴를 요구하는 등 자당 불참 속에 본회의를 진행한 데에 강하게 항의했다. 고성을 지르며 본회의 진행을 막아섰던 한국당은 예산안 표결 때엔 “밀실 야합 예산 심판” 등 문구를 적은 피켓시위만 벌이고 투표엔 참여하지 않았다. 이어 예산안이 통과되자 항의하듯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