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라는 두 대표기업으로 인해 세계적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로 도약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이 지역에 입주한 바이오관련 기업은 30여곳에 불과하며 중소 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30일 송도 G-타워에서 열린 ‘송도바이오프론트 심포지엄 2017 특별좌담, 바이오가 송도에게'에서는 송도바이오클러스터, 송도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결국 R&D 역량에 대한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집중 제기됐다.
이날 좌담회는 이기형 바이오스펙테이터 대표를 좌장으로 정현용 마크로젠 대표, 장종환 메티메디제약 대표, 윤정원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연구소장, 홍성용 GE헬스케어코리아 전무 등이 참여했다.
BMS·녹십자 등을 거쳐 오송 신약개발지원센터장을 역임한 장종환 메티메디제약 대표는 송도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넘어 R&D(Research & Development),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까지 미래를 보지 못하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메티메디제약이 송도에 자리잡은 것은 가천대 약대에서 개발한 아이템을 연구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한 그는 결국 송도의 연세대 약대, 인천대 등을 바이오 관련 전문성을 높여 산업과 연계하는 것이 송도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송도까지 연결되면 서울과 네트워크가 연결돼 산업에 큰 이익이 될 것"이라면서 "벤처 스타트업은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기업가가 알아서 할 수 있도록 두면 된다. 정부는 기업가가 할 수 없는 인프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연구소장은 "송도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대한 집약된 지식이 가장 많이 쌓여있고 인천공항이 가까워 수출, 물류도 편한 장점이 있는 곳"이라면서도 "우리 회사의 R&D연구소를 송도로 이전한다고 하면 물음표가 있다"고 했다. 그는 "송도는 원하는 연구원을 확보하기 힘들고 서울의 연구원을 송도로 끌어올만한 R&D 중심지로는 매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책 연구기관 이전, 스타바이오대학 육성 등을 통해 송도를 좋은 인력풀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마크로젠 대표는 송도를 미래의학의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세계 바이오산업은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정보의약과 맞춤형 의약으로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다"면서 "송도를 유전체 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융합한 '미래의학'을 선제적으로 실현하는 곳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 전무는 "싱가폴은 20년 전부터 바이오산업에 엄청나게 투자했지만 현재 정체기에 있다. 암젠 노바티스의 대규모 생산기지는 있지만 R&D회사는 없기 때문이다"면서 "송도가 굴뚝 산업의 마지막 종착역이 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신생 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고 지원을 확대해 바이오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종환 대표는 이에 덧붙여 "R&D는 결국 외국 기업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기업)가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투자해 쌓아온 과학적 역량을 산업에 활용해야할 타이밍이 왔다"고 강조했다.
윤정원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2002년에 송도에 들어와서 만 16년이 됐다. 당시에는 송도가 바이오단지로 특화될 것이라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현재는 생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다른 기업과도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송도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기업 규제 및 완화와 실질적 입주기업 지원 등 제시된 의견을 앞으로 사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면서 "바이오 클러스터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자문 및 기업·유관기관과의 협의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