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석유’ 속도 내는 사우디, 여성 운전도 해금

입력 2017-09-2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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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정부 “내년 6월부터 여성 운전 가능”...여성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경제 회생 기여 기대

▲사우디라아비아가 내년 6월부터 여성 운전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리야드 / AP연합뉴스)
▲사우디라아비아가 내년 6월부터 여성 운전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리야드 / AP연합뉴스)

풍기 문란을 이유로 여성 운전을 금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 6월부터 여성 운전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사우디가 여성 억압의 상징을 걷어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라고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날 사우디 외교부는 트위터에 여성 운전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정부는 내년 6월부터 여성들에게도 운전면허증을 발급할 방침이다. 다만 사우디 내무부는 여성이 택시 운전사로 근무할 수 있는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32세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자가 왕위 계승 서열 1순위로 올라서면서 여성 운전 해금에 큰 역할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살만 왕자는 작년에 사우디의 장기 경제 성장 비전인 ‘비전 2030’을 제시하며 탈 석유 정책을 선도했다. 살만 왕자는 원유 수출에 국가 경제를 크게 기대는 사우디가 저유가 시대를 맞아 산업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여성의 경제 활동과 교육 기회를 늘려 잠재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전 2030에 담긴 이러한 내용이 이번 여성 운전 허용 정책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사우디의 여성은 운전은 물론 외국여행을 가려면 남성 보호자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남성 후견인 제도’라고 불리는 법 때문이었다. 이 법에 따르면 여성은 외국여행과 운전을 포함해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도 남성 보호자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일하는 여성들은 자신의 차를 운전해 출근할 수 없어 월급 대부분을 운전사 보수로 지출하거나 남성 친척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살만 왕자가 지속적으로 여성의 사회 참여를 강조하면서 남성 후견인 제도의 실제적인 적용은 완화됐다.

사우디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통치되는 군주국이다. 샤리아를 따르는 국가 중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법을 지키는 국가인 사우디는 그동안 사우디 당국과 이슬람 원로 성직자들 간에 여성 운전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여왔다. 성직자들은 여성이 운전하면 풍기 문란으로 사우디 사회에서 가족이 붕괴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사우디의 알왈리드 빈 탈랄 알사우드 왕자는 작년 12월 자신의 트위터에 “여성들이 자신의 자동차를 운동할 때가 왔고, 이제 이 문제는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우디의 대표적인 여성 인권 운동가 마날 알 샤리프는 이날 사우디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샤리프는 여성 운전 금지 규정에 항의하고자 2011년 운전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당시 이 영상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모으자 샤리프는 체포당했고, 이후 해당 경험을 책으로 써냈다. 현재 호주에 거주 중인 그는 “사우디 여성 운전자의 승리는 축하하지만, 성 평등을 위한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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