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방해죄 인정될까…‘러시아 게이트’ 때문에 다시 불붙은 트럼프 탄핵론

입력 2017-07-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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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레이 美연방수사국 국장 지명자. 사진 = AP연합뉴스
▲크리스토퍼 레이 美연방수사국 국장 지명자. 사진 = AP연합뉴스

‘러시아 게이트’가 미국 워싱턴 정가를 뒤흔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론에 다시 불을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만에 처음으로 미국 하원에서 12일(현지시간) 탄핵안이 발의됐다.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이날 ‘사법 방해’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발의했다. 셔먼 의원은 작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러시아 정부와 내통했다는 의혹이 터지고 난 뒤 줄곧 탄핵을 주장해왔다. 러시아 내통설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갑작스레 해임된 것이 사법 방해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코미 국장이 해임되고서 민주당 내에서 트럼프 탄핵론이 부상했으나 실제로 의회에 발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트럼프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작년 6월 9일 러시아 정부와 관련한 변호사를 만났고, 그 증거를 스스로 공개하면서 러시아 내통설은 다시 급물살을 탔다. 셔먼 의원이 이날 탄핵안을 발의한 것도 전날 트럼프 주니어가 내놓은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주니어는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와 만남을 주선한 로브 골드스톤과 작년 6월 3~8일까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골드스톤은 “내가 가진 정보는 매우 민감한 고급 정보이며 출처는 러시아 정부다”라고 이메일에서 밝혔다. 또 “이 정보가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를 도울 수 있다”며 “클린턴과 관련한 이 정보를 언제 받는 게 좋을지 알려 달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주니어는 “당신 말대로라면 매우 좋다(I love it)”이라고 반색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만나보니 베셀니츠카야는 러시아 정부와 연관도 없었고 아무 정보도 주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트위터에 공개한 메일이 그 자체로 강력한 증거로 쓰일 수 있어 파장은 컸다.

탄핵론이 처음 떠올랐던 시기는 지난달 초 코미 전 국장이 증언했을 때였다. 코미 전 국장은 러시아 게이트 의혹과 관련한 수사 중단 요구가 사실이었다고 밝히며 트럼프를 궁지에 몰았다. 코미는 청문회를 하루 앞둔 지난달 7일 7쪽에 달하는 서면으로 내용을 정리해 공개했다. 서면 증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를 만나 “러시아 내통설 수사를 그냥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4일 백악관에서 단둘이 회동했을 때 트럼프가 러시아 내통설의 몸통으로 꼽히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의미다.

코미의 증언은 트럼프가 수사 압박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했다. 만약 이 사실이 확인되면 대통령 탄핵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수사 개입이 대통령의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코미와 트럼프 대통령 간 진실게임은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손으로 넘어갔다.

코미의 후임인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 지명자는 12일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청문을 받았다. 인준 청문회에서 레이는 어떤 방식으로든 특검팀을 지원하는 게 적절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수사 개입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레이는 특검 수사가 ‘마녀 사냥’이라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뮬러 특검은 마녀사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나는 법과 사실에 근거해 일을 추진할 것이고 그 외의 어떤 것도 FBI를 압박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FBI 수장으로서 내가 외압에 휘둘릴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나를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하나로 꼽힌다. 한때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레이는 트럼프와의 선 긋기에 열중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레이는 “누구도, 어떤 종류의 충성 맹세도 나에게 요구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대통령과 독대했을 때 충성맹세를 요구했다는 논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이다. 또 그는 “FBI 국장과 대통령과의 관계는 철저히 업무적인 관계에 국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레이는 “FBI 국장과 대통령은 특정 사건을 어떻게 조사할 것인지를 일대일로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외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됐지만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당장 통과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사위, 아들까지 줄줄이 러시아 내통 의혹에 연루되면서 탄핵 정국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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