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최대의 유통업체인 아그로코르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면서 발칸반도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아그로코르는 ‘콘줌(KONZUM)’이라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회사로, 크로아티아 인구 400만 명 중 6만 명이 이 회사에 직접 고용돼있다. 또한 크로아티아 국내총생산(GDP)의 15% 이상을 책임진다. 이런 아그로코르가 60억 유로(약 7조5000억 원)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BBC는 과거 영국 BHS와 호주 울워스스 같은 대형 유통체인이 무너졌을 당시 고용시장과 길거리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참담했다며 아그로코르가 무너지면 그 영향은 발칸반도 전역에 미칠 것이라고 21일(현지시간) 우려했다.
마르티나 달리츠 크로아티아 경제장관은 “아그로코르의 붕괴는 경기 침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BBC에 우려를 나타냈다. 아그로코르의 핵심회사인 콘줌은 2500개의 납품업체를 거느리고 있으며, 15만 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아그로코르가 파산하면 체계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크로아티아의 인근 국가인 슬로베니아와 보스니아,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도 비상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질 정도다.
아그로코르가 거액의 부채를 지게 된 건 무리한 확장 탓이다. 2014년 슬로베니아의 경쟁업체인 메르카토르(Mercator) 인수 자금으로 거액의 대출을 받았는데, 그 돈을 갚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가 위축돼 소비자들의 씀씀이도 작아졌고 유통업계에 타격으로 이어졌다. 올들어 4월까지 슈퍼마켓 매출은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크로아티아의 경제 근간이 흔들릴 위기감이 들자 크로아티아 정부는 최악의 사태는 면하기 위해 구조조정팀을 꾸렸다. 사업을 통제하고 회사는 최대한 살려보겠다는 것이다.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슬로베니아와 보스니아 세르비아의 아그로코르 직원들은 정부가 ‘대마불사’를 적용해 구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