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72단’ 3D낸드 성공… 반도체 ‘적층 大戰’ 불붙었다

입력 2017-04-11 10:36 수정 2017-04-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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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96단 V낸드 개발 착수… 중국, 10년간 200조 투입 맹추격 나서

SK하이닉스가 4세대로 분류되는 72단 3차원(3D) 낸드 플래시 개발을 완료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적층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적층 기술은 빌딩처럼 회로를 수직으로 쌓아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기술로,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고차원의 적층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에 반도체 업계는 ‘높이 경쟁’에 나서며 성장성이 높은 3D 낸드플래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싸움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72단 256기가비트(Gb) 트리플 레벨 셀(TLC) 3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적용된다.

SK하이닉스는 작년 2분기부터 36단 128Gb 3D 낸드 공급을 시작했고, 같은 해 11월부터 48단 256Gb 3D 낸드를 양산한 데 이어 72단 제품까지 개발을 완료했다. 오는 2019년 6월까지 2조2000억 원을 투입해 청주 반도체 공장에 3D 낸드 전용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3D 낸드 적층 경쟁의 주요 선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1세대 3D 낸드인 24단 제품을 양산한 이후 2015년 48단을 생산했고 지난해 4세대인 64단 V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오는 6월 평택 공장이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64단 제품이 공급될 예정이다. 올해는 5세대인 96단 V낸드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 강자인 도시바 역시 지난해 7월 64단 낸드플래시 샘플을 공개하며 적층 경쟁을 한층 가속화시켰다.

이처럼 반도체 업체가 3D 낸드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이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3D 낸드는 향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차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기술들을 구현하기 위해선 실시간으로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465억 달러에 달하며 오는 2021년에는 56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플래시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적층 대전에 참여하려는 새로운 경쟁자도 등장하고 있다. 중국은 향후 10년간 2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반도체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적층 경쟁을 더욱 달구고 있다. 중국 내 반도체 설계 업체 수는 지난 2015년 736개사에서 작년 1362개사로 2배 가까이 증가할 만큼 중국은 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대부분 시스템 반도체 업체이지만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에도 진출을 선언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업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240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웨이퍼 공장을 세우고 120억 달러(약 13조6000억 원)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려고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이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이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D램 시장이 아닌 낸드플래시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시장에 통용되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이미 경쟁력이 떨어진 낮은 적층수의 제품 대신 고층의 낸드플래시를 내놓을 것이란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이 업체들마다 다른 적층수의 제품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 업체가 낮은 적층수의 제품을 개발하면 이 기술을 공유해 다른 업체는 더 높은 층수의 제품을 개발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지만 아직까지 해외 반도체 회사 인수에 성공하지 못하자 자체 투자를 결정하는 등 내로라할 성과가 없어 선두 그룹과 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시스템 반도체 쪽으로 투자를 진행해 왔고 아직 메모리 쪽에서는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면서 2018년 메모리 공장을 세운다고 한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시장에서도 먹히지 않을 터무니없는 제품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며 분명 수요가 있는 기술이 탑재된 메모리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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