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 거주가구 자녀수, 민간임대보다 많아…"저출산 해결 기여 가능"

공공임대주택 거주가구의 평균 자녀수가 민간임대보다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이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공임대주택에 지속 거주한 가구의 자녀수가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한 가구에 비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임차가구 거주형태가 자녀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이번 분석을 진행했다. 2011년 주거실태조사 자료 중 공공임대와 민간임대에 각각 지속 거주한 가구를 추출해 출산한 자녀 수의 차이를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지속 거주가구(표본수 2135가구)의 평균자녀수는 1.12명으로 민간 전월세 임대주택에서 지속 거주한 가구(표본수 1229가구)의 0.99명에 비해 약 0.13명 더 많았다. 특히 입주 당시 자녀가 없는 가구를 대상으로 거주 1년이 지난 이후 자녀 수를 비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월평균 가구소득은 공공임대주택 지속 거주가구가 민간임대주택에 비해 25만 원 가량 적었지만 주거비 비율이 민간임대(24%)보다 낮은 17%로 주거비 외 실질적인 가처분소득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공공임대주택의 저렴한 주거비가 출산율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추세는 2014년 주거실태조사를 이용한 분석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만 20~39세 기혼가구들의 자녀수 차이를 분석한 결과, 공공임대주택 거주가구(표본수 137가구)의 평균 총 자녀수는 약 1.59명으로 민간임대주택 거주가구(표본수 907가구)의 약 1.16명보다 0.43명 더 많다.

정소이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공공임대가 민간 전월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적고 장기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해 출산율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높은 주거비 지출이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해 출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동일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의 주요요인은 높은 주택가격과 주거비 지출로 인한 부담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며 "경제적 여유가 없는 청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집 걱정 없이 결혼해 자녀를 낳고 양육할 수 있게 하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