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직원 "문형표, 국민연금 삼성합병 찬성 지시…직접 위원 설득 나서"

입력 2017-03-22 17:3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투데이DB)
(이투데이DB)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의연 부장판사)는 2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문 전 장관의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이태한 전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문 전 장관이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 위원의 성향을 직접 파악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전 실장은 "문 전 장관이 위원들의 성향 파악을 지시하고 자신도 이를 직접 파악하려던 게 맞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게 들었다"고 답했다. 당시 문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복지부 직원들은 외부 전문위원회 위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문 전 장관은 위원 9명 중 기권 의사를 밝힌 위원에게 직접 연락하기도 했다.

문 전 장관은 전문위원회에서 합병 찬성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보고를 받은 뒤에는 이 전 실장에게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전 실장은 "문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복지부 공무원이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불법으로 개입하고 합병 찬성 결정 유도한 거 아니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권 전 연금정책국장(현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도 비슷한 취지로 증언했다. 문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조 전 국장은 2015년 6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무실에서 홍완선 전 본부장을 만나 투자위원회에서 합병을 결정하라고 전했다. 특검에 따르면 당시 조 전 국장은 '복지부 압력으로 (찬성)했다고 말해도 되냐'는 홍 전 본부장의 말에 '삼척동자도 다 알겠지만 복지부가 관여한 것을 거론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 전 국장은 "문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것일 뿐 독자적인 판단은 아니지 않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문 전 장관이 장관직을 그만두기 전에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전 실장은 "당시 문 전 장관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장관을 하고 바로 산하기관인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가고 싶다고 해서 농담일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전 장관이 공단 이사장이 훨씬 좋은 자리라고 했다"며 "28년 동안 공무원을 한 입장에서 장관이 산하기관장보다 못한 건지 자괴감을 느꼈다"고 했다. 문 전 장관은 2015년 8월 장관직을 물러난 지 4개월 만에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삼성물산 합병 찬성을 이끌어낸 것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이사장으로 임명됐다고 생각하느냐"는 특검의 질문에는 "이례적이긴 하다"고 답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판매대금 지연·빼가기가 관행? 구영배 근자감이 火 자초 [제2의 티메프 사태 막자]
  • 에스파→염정아 이어 임영웅까지…이들이 '촌스러움'을 즐기는 이유 [이슈크래커]
  • 중고거래 판매자·구매자 모두 "안전결제 필요" [데이터클립]
  • 커지는 전기차 포비아…화재 보상 사각지대 해소는 '깜깜이'
  • 본업 흥한 셀트리온, ‘짐펜트라’ 싣고 성장 엔진 본격 가동
  • 청년 없으면 K-농업 없다…보금자리에서 꿈 펼쳐라 [K-푸드+ 10대 수출 전략산업⑤]
  • 박태준, 58㎏급 '금빛 발차기'…16년 만에 남자 태권도 우승 [파리올림픽]
  • 슈가 '음주 스쿠터' CCTV 공개되자…빅히트 "사안 축소 아냐" 재차 해명
  • 오늘의 상승종목

  • 08.08 09:45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8,185,000
    • -2.26%
    • 이더리움
    • 3,320,000
    • -5.09%
    • 비트코인 캐시
    • 440,600
    • -1.39%
    • 리플
    • 821
    • +14.19%
    • 솔라나
    • 203,100
    • -1.31%
    • 에이다
    • 456
    • -2.98%
    • 이오스
    • 630
    • -3.82%
    • 트론
    • 177
    • +0%
    • 스텔라루멘
    • 140
    • +5.26%
    • 비트코인에스브이
    • 53,250
    • +0.19%
    • 체인링크
    • 13,340
    • -6.78%
    • 샌드박스
    • 333
    • -5.1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