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말 기준 기업들이 위안화를 달러로 환전을 요청한 규모는 500만 달러가 넘는다고 WSJ는 전했다. 국가 간 스위핑 계약을 맺은 일부 국가의 기업들도 자금 이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들어 7%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강세 여파로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냈고, 중국에서의 자본유출은 거세졌다. 보다 못한 중국 당국이 자본유출을 억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현재 중국 비금융기관들의 역외 대출은 관계사로만 국한되며 타당한 상업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인민은행의 이러한 조치에 중국 시중은행들도 국경 간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한 다국적 기업의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자산의 30% 정도만 자본을 움직일 수 있다.”며 “과거에는 기업들이 중국 자본을 100%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자금 확보 절차가 더 까다로워지게 됐다. 프랑스 건축자재 업체 생고뱅(Saint-Gobain) 중국 법인의 하비에르 지메노 책임자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늦추려고 자본이동을 제한하면서 앞으로 이와 관련한 승인 과정은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국적 기업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중국 소재의 유럽상공회의소 측은 “새로운 규제가 기업 운영에 지장을 주고 있으며 중국의 투자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자금 이동에 대한 규제까지 강화되자 일부 다국적 기업은 중국에 대한 향후 투자를 철회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 2500억 달러(약 297조 원)를 쏟아부었다. 인민은행 자료에서 11월 말 시점 외국인의 중국 내 투자금은 3조500억 달러로 지난 2월(3조2300억 달러)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자본유출 규제 강화로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둔화하면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중국 기업과의 합작사 설립 계획도 흔들리는 등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