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올랑드는 임기 내내 잇따른 테러와 실업률 상승,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 등으로 고전했으며 현재 국정지지율이 4%에 불과해 프랑스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그의 결정으로 집권 사회당은 대선 레이스에 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낼 기회를 얻게 됐다. 사회당 경선에서는 친기업 성향의 중도주의자인 마뉘엘 발스 총리가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아직 발스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은 상태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내가 더 이상 사람들을 단결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리스크를 잘 알고 있다”며 “사회당이 보수와 극우에 맞서 승리할 기회를 창출하고 싶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올랑드는 지난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이 탄생하고 나서 재선에 도전하지 않은 첫 대통령이 됐다고 WSJ는 전했다.
올랑드는 전임자였던 중도우익의 니콜라 사르코지와 다시 맞붙을 기회가 있었지만 이제 두 사람 모두 정계에서 은퇴하는 신세가 됐다. 사르코지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에게 밀렸다.
이에 대선에서는 피용과 발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맞붙을 전망이다. 여론조사에서는 사회당의 어느 후보도 피용과 르펜에 훨씬 뒤처져 있으며 피용이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랑드는 지난 2012년 긴축 정책을 억제하고 친성장 부양책을 펼쳐 실업률을 낮추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막대한 재정적자에 직면해 세금을 대폭 올리면서 많은 반발에 부딪혔다. 경제성장은 정체됐으며 실업률도 계속해서 10%대를 유지했다. 그는 최근 발간한 언론과의 대담집에서 국가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곤혹스러운 상태에 빠졌다. 야당이 공화당은 지난달 초 탄핵 발의를 했고 검찰도 수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