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헬리콥터 머니’ 도입할까…시장선 의견 분분

입력 2016-07-28 16:1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일본은행(BOJ)이 28일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에 돌입한 가운데 BOJ가 내놓을 부양카드가 무엇일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BOJ가 금융완화책을 내놓을 것으로 점쳤다. 블룸버그통신과 도쿄TV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금융완화 조치를 예상한 비율은 80%에 달했다. 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는 BOJ가 ‘헬리콥터 머니’라는 카드를 꺼낼 지 여부다. 헬리콥터 머니는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직접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디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부양책을 뜻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BOJ가 금융완화 조치를 취해도 헬리콥터 머니까지는 손 댈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헬리콥터 머니 도입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최근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를 잇달아 만난 것이 계기였다. 버냉키 의장은 디플레이션 타개의 방법으로 헬리콥터 머니를 주창해왔던 인물이다. 게다가 아베 총리의 일부 경제 자문역들이 헬리콥터 머니를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커졌다.

그러나 정작 구로다 총재는 헬리콥터 머니 도입설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주 영국 B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본 재정법과 일본은행법상 헬리콥터 머니는 위법이라며 헬리콥터 머니 가능성을 일축했다. 실제로 한 BOJ 관계자는 정부 내부에서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실무적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구로다 총재가 언급한 일본 재정법에 예외 조항을 두고 있어 헬리콥터 머니 전략이 일본 정책 당국자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에 따르면 1947년에 공포된 재정법 제5조에서는 일본 정부가 BOJ에 직접 국채를 매입하거나 정부에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국회의 의결을 거친 금액에 한해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이미 BOJ와 일본 정부는 만기가 도래한 일부 국채 차환에 관해서는 예외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구로다 총재가 지난 1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을 앞두고도 이를 부인한 전례가 있어 시장에서는 헬리콥터 머니 가능성을 일축한 구로다 총재의 이전 발언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미 꺼내놓은 부양카드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헬리콥터 머니 도입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자신이 내놓은 재정정책에 걸맞게 BOJ가 통화정책의 공조를 원하는 상황에 이에 부응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실망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에 현재 -0.1%인 마이너스 금리 폭을 더 확대하거나 현재 연간 80조 엔 수준인 국채 매입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BOJ가 국채 매입 규모를 연간 90조∼100조 엔으로 늘리는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도 초조한 모습이다. 이날 일본증시는 1%대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BOJ 회의 결과에 대한 관망세가 증시를 끌어내린 것이다. 아키노 미쓰시게 이치요시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BOJ가 시장을 실망시킬지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면서 “BOJ의 정책 수준이 이미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헬리콥터 머니와 같은 기준선을 뛰어넘는 초강력 정책이 아니고서는 일본증시는 하락하고 엔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무용지물' 전락한 청년월세대출…올해 10명 중 2명도 못 받았다
  • 부상 딛고 포효한 안세영인데…"감사하다" vs "실망했다" 엇갈린 소통 [이슈크래커]
  • 블라인드로 뽑은 트래블 체크카드 1위는?…혜택 총정리 [데이터클립]
  • “정규장인데 美주식 거래가 안 돼요”…뜬눈으로 밤새운 서학개미
  • 증시 폭락장에 베팅…곱버스로 몰렸다
  • 이기는 법을 잊었다…MLB 화이트삭스, 충격의 21연패
  • 2번의 블랙데이 후 반등했지만···경제, 지금이 더 위험한 이유 3가지
  • '작심발언' 안세영 "은퇴로 곡해 말길…선수 보호 고민하는 어른 계셨으면"
  • 오늘의 상승종목

  • 08.0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8,383,000
    • +6.36%
    • 이더리움
    • 3,492,000
    • +6.24%
    • 비트코인 캐시
    • 443,500
    • +5.7%
    • 리플
    • 715
    • +9.33%
    • 솔라나
    • 197,000
    • +15.47%
    • 에이다
    • 461
    • +7.46%
    • 이오스
    • 645
    • +4.03%
    • 트론
    • 176
    • +2.92%
    • 스텔라루멘
    • 127
    • +11.4%
    • 비트코인에스브이
    • 52,350
    • +4.6%
    • 체인링크
    • 14,050
    • +12.67%
    • 샌드박스
    • 343
    • +6.8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