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잘가나는 복제약' '못나가는 복제약' 이유있는 사연

입력 2016-07-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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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주요 제품 원외처방실적..신규 복제약 시장 집단 부진

국내 복제약(제네릭) 시장이 절대 강자 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리베이트 규제 강화로 영업력이 강한 대형제약사들이 주요 시장을 싹쓸이했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최근 개방된 신규 시장에서는 제네릭 제품들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21일 의약품 조사업체 유비스트의 원외처방실적 자료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주요 제네릭 시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특징이 뚜렷했다.

◇제네릭 시장마다 선두 업체 엇갈려..물량공세에서 차별화 영업전략 변모

우선 제네릭 시장마다 모두 다른 업체들이 1위 자리를 지켰다는 점이 눈에 띄는 변화다.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 시장은 종근당이 1위를 차지했고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는 동아에스티가 먼저 치고 나가는 형국이다. '크레스토', '플라빅스', '엑스포지' 등은 CJ헬스케어, 삼진제약, 경동제약 등 기존에 제네릭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지 않았던 업체들이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과거 한미약품, 종근당, 유한양행 등 막강한 영업력을 보유한 제약사들이 주요 제네릭 시장 선두권을 나눠가졌던 것과는 다른 풍경이다.

국내제약사의 한 영업본부장은 "과거에는 제네릭 시장의 성패는 영업사원들의 수에 비례할 정도로 영업력에 좌우됐지만 최근에는 최근에는 제약사들이 다양한 영업전략을 들고 맞춤형 영업을 펼치면서 시장 판도도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진제약의 '플래리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제네릭 중 최다 매출을 기록 중인 플래리스는 상반기에만 300억원어치 처방됐다. 전년동기대비 14.1% 증가하며 제네릭 매출 신기록을 새로 쓸 기세다. 삼진제약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기록하며 회사 간판 제품으로 올라선 상태다. 삼진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2165억원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플래리스 성분 '클로피도그렐'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개발하는 등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 시장에서는 CJ헬스케어의 '비바코'가 84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리며 1위에 올랐는데,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품명만 바꾼 '쌍둥이 제네릭' 전략이 주효했다.

비바코는 CJ헬스케어가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거쳐서 개발한 제품이 아니라 크레스토의 포장만 바꾼 '위임형 제네릭'이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같은 제품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제네릭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고혈압복합제 '엑스포지' 제네릭 시장에서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의 '노바스크브이'가 2위에 랭크됐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화이자는 지난 2012년 국내 제네릭 시장에 공식 데뷔했는데, 유일하게 이 시장에서만 강점을 보이고 있다.

엑스포지는 '암로디핀'과 '발사르탄'이 결합된 제품이다. 암로디핀의 오리지널 제품은 화이자의 오랜 간판 제품 '노바스크'로 한때 국내에서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던 제품이다. 화이자가 엑스포지 제네릭 제품명을 '노바스크브이'로 작명, 의료진들로부터 '노바스크 향수'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허만료 의약품과 주요 제네릭 원외 처방실적(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특허만료 의약품과 주요 제네릭 원외 처방실적(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신규 제네릭 시장서 국내업체들 고전..리베이트 규제로 영업 위축

최근 제네릭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최근 개방된 시장에서 제네릭 제품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특허가 만료된 '바라크루드'의 경우 동아에스티의 '바라클'이 제네릭 제품 중 선두를 차지했지만 상반기 원외 처방실적은 19억원에 불과했다. 바라크루드는 연간 1500억원대 규모의 대형 시장을 형성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 바라크루드 제네릭 시장에는 국내업체 60여곳 시장에 뛰어들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동아에스티는 경쟁 업체보다 한달 먼저 발매했지만 만족할만한 성적표를 받아들지는 못했다. 바라크루드의 물질특허는 지난 10월 9일 만료돼 원칙적으로 10일부터 제네릭 판매가 가능했다. 동아에스티는 제네릭 발매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과 제기한 바라크루드의 물질특허 무효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특허만료 한달 가량을 앞둔 9월 7일 제네릭 ‘바라클’의 판매를 강행했다.

당시 동아에스티 측은 “특허의 무효 가능성, 특허 기간 연장의 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마치고 출시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정당한 특허도전이다”고 주장했다. 동아에스티의 강공 작전에도 불구하고 상반기까지는 경쟁업체들을 크게 따돌리지는 못한 형국이다.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특허만료된 '엑스포지'와 '크레스토' 시장에서도 상반기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제네릭이 전무할 정도로 제네릭 제품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최근 리베이트 규제 강화로 제약사들이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지 못하면서 대형 제네릭 제품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베이트를 주고받는 자를 모두 형사처벌하는 쌍벌제가 2010년부터 시행됐고, 2014년에는 리베이트로 적발된 의약품은 건강보험 적용을 중단하는 처벌 기준도 신설됐다. 리베이트 의약품의 판매금지 기간도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됐다.

국내업체들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판매에 주력하면서 제네릭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시각도 팽배하다. 크레스토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와 대웅제약이 공동으로 판매한다. 위임형제네릭을 발매한 CJ헬스케어와 함께 국내사 2곳이 크레스토 비호에 나선 셈이다. 바라크루드는 지난해부터 녹십자가 영업에 가세해 국내업체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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