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거세다.
파나소닉과 다이킨공업이 에어컨 사업에서 포괄적인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양사는 차세대 친환경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부품 조달, 제품 상호 공급 등의 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올여름 최종 합의에 이르는 것이 목표라고 신문은 전했다.
다이킨은 기업용 에어컨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에어컨업체로 군림하고 있고, 파나소닉은 일본 가정용 에어컨 시장의 선두주자다. 양사는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신흥시장 개척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다이킨의 도가와 마사노리 사장과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이 최근 만나 에어컨 제휴 협상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다이킨은 지난 3월 마감한 2015 회계연도에 처음으로 매출 2조 엔(약 21조56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목표인 3조 엔 달성을 위해서는 신흥국에서의 사업 확대가 필수적이다. 파나소닉도 2019년 3월까지 에어컨 사업 연매출을 7000억 엔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중국 시장 침체 등으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이에 양사 모두 성장전략을 가속화하려면 경쟁 관계를 넘어 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양사는 우선 친환경적인 냉매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냉매는 종류에 따라 안정성과 취급 방법이 달라진다. 양사가 개발하는 새 냉매가 보급되면 판매에 유리해진다. 경쟁사에 앞서 세계 각국의 엄격한 규제에 대응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전 세계에서 모터와 컴프레서 등 주요 부품을 공동 구매해 상호 공급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다이킨은 서구와 아시아 각지에 생산거점이 있어 파나소닉에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
최종 제품의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도 검토하고 있다. 에어컨은 기후와 실내 크기 등에 따라 많은 기종을 개발할 필요가 있는데 OEM을 통해 서로의 경영자원을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다.
양사는 1999년에도 에어컨 부문에서 제품 공동 개발 등 제휴를 맺었지만 일본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협력 관계가 사실상 와해됐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의 부상 등에 대처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다시 제휴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닛산이 지난주 연비 조작 파문을 일으킨 미쓰비시자동차 지분 34%를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등 일본 기업들은 여러 부문에서 사업 제휴와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