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렌 켈러’ 세무공무원과 ‘셜리번’ 기관장, 국세청에 잔잔한 감동

입력 2016-03-24 12:32 수정 2016-03-2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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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 극복한 소연 조사관, 흥과 열정으로 베테랑 조사요원 꿈꾼다

류덕환 서장 “장애는 조금 불편할 뿐, 차별의 주체가 되면 안된다”

청각 장애를 앓고 있지만, 상대방의 입모양을 보고 말을 파악하면서 열정으로 업무에 승부하는 한 국세공무원이 있다. 또 이 직원이 갖고 있는 신체적 단점을 무조건 이해하는 방식보다는 장애는 불행이 아니라 조금 불편할 뿐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현대판 셜리번 선생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기관장이 있다.

직장에서는 상관과 부하 직원이지만, 국세청을 생각하는 마음은 각자에게 있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사람. 주인공은 바로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강남세무서를 이끌고 있는 류덕환 서장(사진 왼쪽)과 소연 조사관(사진 오른쪽)이다.

25일 강남세무서에 따르면 소연 조사관은 선천성 청각 장애를 앓았다. 하지만 부모님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상대방의 입모양을 보고 말을 파악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소 조사관은 수도여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데 이어 지난 2006년에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2010년 졸업한 소 조사관은 9급 공채로 국세청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11년 9월에는 7급 공채 시험 준비를 이유로 휴직했고, 2015년 4월 7급 세무공무원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해 현재는 강남세무서 조사과에 근무하고 있다.

소 조사관은 청각 장애에도 불구하고 업무에 성실히 임하고 있어 직원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소 조사관은 자신의 신체적 단점 때문에 세수 집계와 체납 징수 등 국세청의 주력 업무에서는 배제될 거라 생각했지만, 정작 조사과에 배정된 후에는 조사 업무에 남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다.

류덕환 서장은 “만일, 일반인과 달리 조금 불편한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해서 당사자를 단순 업무 부서에만 배치한다는 것은 국세청 차원에서 큰 인재 낭비”라며 “장애가 차별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류 서장은 또 “소 조사관은 단지 소리를 듣지 못할 뿐이지, 입모양을 보고 말을 파악한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자신의 의사를 입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며 “업무에 임하는 성실함과 조사 분석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극찬했다.

류 서장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도 남다르다. 과거 소 조사관은 배려 차원에서 관내 단순 업무를 수행했지만 류 서장은 장애를 가진 조 조사관을 파격적으로 조사과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류 서장은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매사 합리적인 것을 추구하는 분”이라며 “류 서장의 이 같은 성격은 직전 국세청 청렴세정담당관으로 재직할 때에도 빛을 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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