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인공 지능’ 알파고와 대결에서 우위를 선점했다.
이세돌은 10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2국 알파고와 대결에서 백돌로 방어에 나섰다.
이날 알파고는 우상귀 화점을 첫 착수로 뒀고, 이세돌은 좌하귀 화점에 돌을 놓으면서 대결을 시작했다. 하지만 알파고가 1분 30초 만에 다음 수로 좌상귀 소목(小目)을 택하면서 대국을 보고 있던 바둑 애호가들을 놀라게 했다.
알파고가 선택한 수는 대국에서 좀처럼 행해지지 않는 수였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진행된 1국에서 알파고는 수차례 기존에 예측 가능한 수가 아닌 변수로 대국을 이끌어 이세돌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알파고가 모든 게 계산된 수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초반부터 모두를 혼란스럽게 했다.
알파고는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승률을 높이는 경기만 해왔다. 한 수마다 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곳에 돌을 뒀다. 이세돌은 알파고의 의중을 분석하다가 뒤늦게 패하고 말았다. 이세돌은 표정 변화 없이 대국에서 한 수 한 수를 신중하게 뒀다. 현재까지 큰 실수 없이 제대로 공격과 방어를 해왔던 이세돌은 알파고의 변화무쌍한 반응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알파고는 전날과 상이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일부 바둑 전문가들은 “알파고가 어제(9일) 경기에서는 백을 뒀기 때문에 수비, 방어의 입장이었지만, 오늘은 공격”이라며 “아마도 공격은 판을 짜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알파고가 약한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송태곤 9단은 “이세돌의 백돌은 단단했다. 알파고에게 공격받을 여지는 없어 보인다”며 “경기의 승패를 예측하자면 이세돌이 7대 3으로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중국식 룰을 적용했다. 중국식 룰은 백을 집은 기사에게 7.5집, 일본과 한국식은 6.5집을 제공한다. 경기당 제한시간은 2시간이고 이후 1분 초읽기 3회 방식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