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럭셔리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웨덴 볼보가 오는 2019년에 새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영국 애스턴마틴이 중국 업체와 공동으로 전기차 개발에 뛰어드는 등 유럽 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BMW는 이미 전 차종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 모델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벤츠로 유명한 다임러가 2017년까지 PHV 차량 10종 출시를 추진하는 등 독일 럭셔리 자동차업체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다른 유럽 업체들이 속속 합류하는 것이다.
볼보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2019년까지 자사 첫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공식 발표했다. 하칸 사무엘슨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새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500km까지 주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007’시리즈의 ‘본드카’로 유명한 애스턴마틴도 18일 중국 LeEco와 공동으로 전기차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인도 타타자동차 산하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도 오는 2017년 이후에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시대가 온다 하더라도 당장은 선행 투자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볼보와 애스턴마틴, 재규어랜드로버 모두 ‘아시아 머니’에 힘입어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볼보는 지난 2010년 중국 지리차가 인수하고 나서 실적이 회복 추세여서 자금에 여유가 생겼다.
유럽 럭셔리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뛰어든 배경은 유럽연합(EU)의 엄격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다. EU는 오는 2021년까지 신차의 평균 1km 주행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 이하로 제한한다는 규정을 세웠다. 그동안 업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디젤 차량을 중간 단계로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가을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기가스 시스템 조작 문제가 터져 전기차로의 전환을 서두를 수밖에 없게 됐다.
또 미국 테슬라가 고급 전기차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어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