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경제현상 불가측성·정책목표간 상충성에 어려움 느껴"

입력 2015-12-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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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출입기자단 송년회 가져…"경제변수간 인과관계 불명확해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올 한해 경제현상 불가측성과 정책목표간 상충성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점에서 출입 기자단과 송년회를 갖고 "올해 한은이 정책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에 부딪쳤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우선 이 총재는 경제 전망이 어려워진 배경으로 경제변수간 인과관계가 불분명해진 점을 꼽았다. 금리인하-소비증가란 인과관계도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흐트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물가와 실업률을 역의 관계로 정의한) 필립스곡선의 평탄화 현상도 한 예가 될 수 있다"며 "이제는 경제주체들이 기존의 경제이론과는 다른 방향으로 행동하는 양상을 보이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화 진전으로 국가간 상호 연계성이 높아진 것 역시 전망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한 나라의 정책 조치가 다른 나라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진 것도 곤혹스럽게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경제현상의 불가측성이 높고, 예기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경제 전망을 수시로 바꾸는 일이 불가피해졌다"며 "효율적인 통화정책과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경기 변동에 맞춰 신축적으로 대응하려고 했지만 "아쉬움이 큰 측면이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 총재의 발언은 한은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시장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민간 연구소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2%대로 예상하고 있는 반면, 한은은 3.2%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은이 긍정적인 전망만 내놓고 있다며, 이 추세로 가면 정부정책을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총재는 "경제의 변수들 간에 난해한 인과관계라든가 과거와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불완전한 정보 등의 제약에 의해서 고도의 예측기법을 동원한다 해도 정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양해 삼아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거시경제 안정 추구와 금융안정 유의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간 상충도 힘든 점으로 꼽았다. 그는 "저성장, 저금리 기조에 대처해서 완화적인 정책 스탠스를 장기간 유지하다 보니 금융 불균형이 증대된 것은 사실"이라며 "정책목표간 상충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명쾌한 답이나 이론도 아직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부의 구조개혁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는 안정적인 금융경제 환경이 조성되는데 노력하겠다"면서 "투명하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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