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제포럼] 디커플링 시대의 한국경제

입력 2015-12-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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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연세대 특임교수, 전 국회의원

2016년 한국경제는 좀 나아질까? 답은 세계경제에 달려 있다. 그런데 그 세계경제 여건이 그다지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세계경제의 양대 축이라고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상반된 흐름, 소위 디커플링 흐름을 보이는데 이 두 가지 모두 한국경제에는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기가 회복되고 중국은 둔화하는데 묘하게도 이 두 가지 상반된 흐름이 한국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며 각종 경기지표들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12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신흥국 등 순채무국에는 상환부담 증가, 자본유출, 환율상승을 초래하고 일부 국가의 신용위험을 확대시켜 세계경제의 회복을 단기적으로는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GDP의 4분의 3을 수출에 의존하면서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수출에 주로 기대 신흥국 수출의존도가 58.2%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의 부정적 영향을 상당히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은 10%대의 고도 성장기를 지나 이제는 7%에도 못 미치는 급속한 성장둔화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의 구조적 성장둔화는 원자재에 대한 수요를 약화시켜 국제원자재 가격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함으로써 자원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신흥국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 이 또한 신흥국 수출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상당한 타격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물론 중국의 성장둔화가 대중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더욱 뚜렷하다.

그 외에 일본과 유럽의 지지부진한 경기회복세와 그로 인한 양적 완화 정책도 우리 수출에 먹구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한국경제의 회생의 묘책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답은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경기침체의 늪에 빠졌는데 유독 미국만 어떻게 경기회복에 성공했는지를 짚어보면 찾을 수 있다. 미국은 2008년 경제위기의 진앙지로 그 타격은 유럽이나 중국, 일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깊었는데 어떻게 미국만 경기회복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일본이나 유럽과 미국의 결정적인 차이는 뼈를 깎는 구조개혁에 있었다. 미국은 단기적인 부양정책보다는 민간 혁신과 노동시장 유연화 등 경제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으로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 가치의 급작스러운 절상으로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급감하고 수출이 급락하자 일본 정부는 저금리를 통한 양적 완화 정책에 매달렸다. 저금리로 대출이 늘고 이 대출들이 부동산 투자로 이어지면서 자산에 거품이 끼기 시작했지만 결국 거품이 꺼지면서 부동산 가격은 급락했고 은행과 기업이 줄줄이 도산했다. 그 후 일본은 20년 넘는 불황의 늪을 경험했다.

이런 미국과 일본의 극명한 대비는 구조개혁 없는 돈 풀기식 경기부양이 어떤 재앙을 불러오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2008년 이후 중단 없이 지속되어 온 돈 풀기의 부작용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구조개혁의 고삐를 단단히 죄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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