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이번 정기국회에서 지방세 관련법 개정안들이 통과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지방세 관련법 개정안은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 대한 세무조사 권한을 국세청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경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세청과 지자체의 중복 세무조사로 기업의 납세협력비용뿐 아니라, 지자체마다 과세표준(과세대상 소득)을 다르게 산정하는 데 따른 혼란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달 임시국회에서 이 법안들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개정안들이 지자체가 가진 모든 세무조사 권한을 국세청으로 되돌리자는 것이 아니다”며 “11개의 세목 중 지방소득세에 대해서만, 그중에서도 부작용이 예상되는 ‘과세표준 산정’ 관련 세무조사 권한만을 재조정하자는 것”이라며 지방자치 역행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일본, 캐나다 등 국세와 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이 동일한 국가들은 지방정부가 과세표준을 세무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주정부가 세무조사를 하고 있으나, 이는 주마다 과세표준이 달라 별도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동시다발적 세무조사에 따른 기업의 납세협력비용 급증 우려는, 2013년 말 지방세법 개정 당시에는 법안 논의에 참여했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입법 미비 사항’이며, 지금이라도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경련은 지자체 세무조사에 더 큰 문제점이 내재한다고 지적했다. 지자체마다 세무조사 결과를 다르게 내려 기업이 어느 기준에 따라 세금을 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
기업 관계자는 “한 지자체는 과세표준을 넓게 해석해 지방소득세를 추징하고, 다른 지자체는 과세표준을 좁게 잡아 세금을 환급하는 등 세무조사를 받을 때마다 추징, 환급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복수의 지자체가 동시에 세무조사를 하여 과세표준의 범위를 서로 다르게 결정할 경우, 어느 지자체의 결과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모른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곧 19대 국회가 종료되는데, 임기만료와 동시에 지금의 개정안들은 모두 자동폐기된다”며 “올해가 가기 전에 법안들이 꼭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