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에서 대통령 암살 기도 혐의로 아흐메드 아디브(33)가 구속된 가운데 5일(현지시간) 의회에서 탄핵당했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몰디브 의회는 이날 재적 의원 85명 가운데 61명의 찬성으로 아디브 부통령의 탄핵을 의결했다. 야당인 몰디브민주당(MDP) 의원 20명은 투표에 기권했다.
우마르 나시르 내무장관은 “아디브 부통령은 테러법에 따라 기소될 것이고 후임이 지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디브 부통령은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2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앞서 압둘라 야민 압둘 가윰 몰디브 대통령은 지난 9월 28일 부인과 함께 쾌속정을 타고 이동하다 폭발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가윰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으나 부인과 경호원 등 3명이 다쳤다. 몰디브 정부는 이를 대통령 암살 기도 사건으로 규정하고 지난달 24일 아디브 부통령을 주요 용의자로 체포했다. 아디브 부통령은 혐의를 부인했다.
몰디브 정부는 이후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이 우려된다며 지난 4일 국가비상사태를 30일간 선포했다. 의회도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했다. 국가비상사태에서는 정부가 집회·시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일부 제한할 수 있다.
몰디브에서는 올해 2월 정부가 야당 MDP 총재인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을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이후 정정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아디브 부통령도 지난 7월 모하메드 자밀 당시 부통령이 쿠데타 음모 등의 이유로 탄핵당하면서 후임으로 임명됐던 인물이다.
이에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몰디브 정부가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권리를 억압하고자 비상사태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디브 부통령의 변호인은 이날 탄핵 의결이 절차를 지키지 않아 헌법에 어긋난다며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