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의 유명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총액 4억원이 넘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이른바 '네다바이' 수법으로 훔친 70대가 도주 끝에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쳐 달아난 혐의(상습절도)로 박모(70)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3시께 서울 영등포구 백화점 한 명품 매장에서 시가 1억 9천만원 가량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씨는 전날 오후 1시 10분께 부산 해운대구의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시가 2억3천만원 상당의 반지를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실제로 박씨는 명품 매장에 들러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려는 듯 물건을 보여달라고 하고서는 진품 반지와 미리 준비한 가짜 반지로 바꿔치기하는 이른바 '네다바이' 수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말쑥한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범행 이전 매장에 수차례 방문해 다이아몬드 반지를 구입할 뜻이 있는 것처럼 보여 매장 직원을 안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가 매장에 들어와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기까지는 불과 10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첫 번째 범행 이후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박씨의 인상착의와 신원을 파악하고서는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들어갔다.
이후 전날 박씨가 부산에서 범행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주거지인 서울로 도주할 것으로 판단한 경찰은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강력팀 형사를 배치했다.
경찰의 판단은 적중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 20분께 KTX를 타고 올라온 박씨를 발견해 체포했다. 박씨는 해당 다이아몬드를 이미 모두 처분한 뒤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고령이라 검거하고서 유치장에 입감한 뒤 오전부터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