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세계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큰 충격을 받았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일(현지시간) 3%에 육박하는 급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가 전일 대비 2.84% 급락해 올 들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96% 하락해 지난 5월 고점 이후 10% 이상 빠지며 다시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나스닥지수는 2.94% 떨어지면서 올해 상승률이 연초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유럽증시도 2~3%대의 급락세를 기록했다.
앞서 마감한 일본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3.84%,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2.23% 각각 급락하고, 위기의 진원지인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1.22% 빠지는 등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도 중국발 악재의 불똥이 튀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7.7% 폭락한 배럴당 45.41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최근 3거래일 동안 25% 이상 뛰며 배럴당 50달러를 눈앞에 뒀으나 중국발 쇼크에 좌절됐다.
이날 글로벌 시장을 뒤흔든 도화선은 중국의 부진한 제조업 지표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지난 2012년 8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별도로 나온 8월 차이신 중국 제조업 PMI 확정치는 47.3으로, 지난달 말 발표된 예비치 47.1에서 소폭 올랐으나 2009년 3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제조업 성장동력이 여전히 부족한 데다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기념일(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베이징 인근 공장이 조업을 중단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연설에서 “중국 경기 둔화는 확실히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 전망이 지난 7월보다 더 악화했다. 신흥국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글로벌 금융 긴축에 따른 잠재적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발 충격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한층 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