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대체 어디로 사라졌나…하나뿐인 소장자 집에 화재 ‘충격’

입력 2015-08-19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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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적 60분’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대체 어디로 사라졌나…하나뿐인 소장자 집에 화재 ‘충격’

‘추적 60분’이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19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KBS 2TV 시사ㆍ교양 프로그램 ‘추적 60분’에서는 ‘사라진 보물들, 상주 해례본 실종사건’이 전파를 탄다.

이날 ‘추적 60분’에서 취재를 위해 찾아간 곳은 경북 상주다. 올해 3월 이곳의 한 시골마을에서는 전 국민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7년 전, 공개돼 화제가 됐던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 집에서 불이 난 것이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만든 ‘훈민정음’, 그리고 그 창제원리와 글자의 사용법을 자세하게 밝혀 놓은 ‘훈민정음 해례본’.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해례본은 단 한 권뿐이었다. 경북 안동에서 간송 전형필 선생이 발견한 ‘해례본 간송본’이 그것이다. 그런데 2008년, 경북 상주에서 또 다른 해례본 ‘상주본’이 공개됐다.

당시 공개 현장에 참여한 학자들은 ‘상주본’의 존재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이상규 교수는 “훈민정음 이후 운서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록이다”라고 밝혔다.

또 한국국학진흥원 임노직 소장은 “간송본보다 상주본이 학술적으로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런데 올해, 상주본 소장자의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상주본은 무사한 것일까. 소장자를 찾아간 취재진은 이상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소장자가 해례본은 지금 어디에 있는 지, 화재에서 무사한 것인 지 알려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2008년 공개된 후 문화재청으로부터 무려 1조원의 감정가격을 받은 해례본 상주본. 하지만, 공개 이후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상주본의 소유를 주장하는 또 다른 이가 나타난 것이다.

바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A씨였다. 그는 소장자 B씨가 자신의 가게에서 해례본을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A씨와 B씨의 소유권 분쟁이 한창이던 2012년, 이상한 기증식이 열렸다. A씨가 해례본을 국가에 기증한 것이다. 해례본은 B씨가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실물 없는 기증식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은평역사한옥박물관 황평우 관장은 “느닷없이 훔쳤다. 동의도 없이 기증했다. 이 모든 연출은 누구일까요? 제가 볼 때는 공권력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해례본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왜 다시 세상에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일까. 국보 70호의 국보급 문화재, 훈민정음 실종사건의 전말을 파헤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4년 9월, 사설 박물관장이 도난 문화재를 은닉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대한민국은 또 한 번 발칵 뒤집혔다. 도난 문화재 은닉 혐의를 받고 있는 박물관장이 불교 미술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이자 문화재 지킴이로 활동하던 저명 인사였던 것이다.

박물관장의 정체는 놀라웠다. 취재진은 그가 수 백 개의 문화재를 담보로 수천억의 대출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화재 보호를 자처한 그가 사적으로 문화재를 유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제박물관협의회 명예위원장 최정필 교수는 “이 유물이 어디를 거쳐서 나에게 흘러들어왔느냐? 비록 개인이 유물을 소장하더라도 사명감을 갖고 있어야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은닉하고 있었다는 도난 문화재들은 어떻게 유통되는 것일까.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문화재 절도 일에 가담했던 한 남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도난 문화재의 거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었다. 그들은 일반 사람들은 결코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장물을 거래해왔다.

전직 문화재 절도범은 “주로 연구하는 대학교수들, 재벌, 심지어 국회의원까지. 그런 사람들이 물건을 사지”라고 말했다.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남 순천의 선암사. 14점의 국보, 40여 점의 국가지정문화재를 소유할 정도로 유서 깊은 절이다. 그런데 2006년 선암사의 도난문화재 5점이 발견됐다.

부처님의 일생을 그린 ‘팔상도’ 2점, 부처님의 제자들이 그려진 ‘33조사도’ 3점이 바로 그것이다. 선암사는 불화를 되찾기 위해 소송까지 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수많은 도난 사건과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2007년 문화재보호법이 개정됐다. 지정 문화재이거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을 고의로 훼손했거나, 이미 도난 신고가 되어 있는 문화재에 대해서는 도난품인 줄 모르고 구입했다는 ‘선의취득’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도난 문화재를 온전히 찾기에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조계종 문화부 심주완 팀장은 “저희들이 도난문화재라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난 건 법적으로 한 번도 찾아올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간송미술재단 전인건 사무국장은 “문화재를 지키는 것은 우리 문화, 민족의 자긍심을 지키는 일과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2014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도난당한 문화재는 약 2만7000여 점이다. 그 중 되찾은 문화재는 4700여 점, 회수율은 17%에 불과하다. 우리의 문화재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추적60분’에서는 국내 문화재의 현실과 불법 실태를 고발하고 문화재를 지키는 길은 무엇인지 모색해본다.

*‘추적 60분’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대체 어디로 사라졌나…하나뿐인 소장자 집에 화재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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