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그리스 위기와 중국증시 버블 붕괴 리스크 등 글로벌 경제 혼란에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방침은 불변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10일(현지시간) ‘시티 클럽 오브 클리블랜드’ 강연에서 “올해 어느 시점에서 연방기금 금리 인상의 첫 걸음을 내딛는, 즉 금융정책 정상화에 착수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 채무에 대해 사실상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고 중국증시가 폭락하는 등 글로벌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에 옐런 의장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옐런 의장은 그리스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리스 상황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그리스를 제외한 나머지 유로존 18개국 경제회복은 더욱 굳건한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증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경기전망과 인플레이션 향방은 아직 불투명하다”며 “임금인상 속도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일부 단서가 있어 노동시장은 완전 고용 목표 달성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연준은 완전 고용과 2% 물가상승률 목표라는 두 가지 임무가 금리인상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옐런이 완전 고용을 언급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5.3%로 연준이 완전 고용으로 간주하는 5.0~5.2%에 근접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옐런 의장은 오는 15일 하원, 16일에는 상원에서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의회 증언 기조도 클리블랜드 강연과 거의 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다른 연준 위원도 연내 금리인상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단기적인 금리인상 충격을 견딜 수 있을만큼 강하다”며 “그리스 채무협상과 중국 경기둔화는 계속 모니터링 해야하지만 크게 나아지고 있는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