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꾸준한 성장과 스마트폰의 점진적 부활로 삼성전자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7일 삼성이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1분기 만에 영업이익 5조원대를 회복하고, 올 1분기 6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하며 ‘V자 반등’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이번 2분기 효자 품목 반도체와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엣지’ 효과로 완연한 실적 회복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다만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ㆍ엣지’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7조원대 벽을 넘지는 못했다.
갤럭시S6·엣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IM(IT·모바일)부문의 실적 회복이 전체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수요 예측 실패로 초반 엣지 모델의 패널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기대만큼의 판매량을 올리진 못했지만, 올 4월 초 출시된 갤럭시S6·엣지의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 5월 기준 약 1450만대로 추산되며 IM부문 실적 회복에 상당부분 기여했다는 관측이다.
업계는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8200만대) 대비 1000만대가량 줄어든 7100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프리미엄 모델 갤럭시S6·엣지의 판매 호조로 수익성은 개선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2분기 301달러를 기록한 이후 올 1분기까지 200달러 초중반대에 머물렀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는 올 2분기 286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한 자릿수로 떨어졌던 휴대폰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10%대를 회복, 2분기에는 12.9%의 영업이익률로 1년새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갤럭시S6·엣지는 완만한 판매량을 보이며 올해 5000만대 후반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등 현지 업체의 중저가 스마트폰 공세로 주춤한 보급형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이번에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DS부문의 반도체 사업은 지속적 성장세로 삼성전자의 실적 상승을 뒷받침했다.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증가하며 올 2분기에는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예측된다. 견조한 LPDDR4 수요로 D램이 안정적 성장을 이뤘고, 그동안 반도체 사업 실적을 끌어내렸던 시스템LSI 사업부가 올 2분기를 기점으로 흑자로 전환하면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사상 최대 D램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전년 동기(37억3800만달러)보다 무려 41.3% 성장한 52억8100만달러(5조9432억원)다. 시장점유율 역시 2011년 3분기(45.0%) 이후 최대인 44.1%로 집계됐다.
DS부문 내 디스플레이 사업은 대형 패널의 호조로 전분기(5200억원) 비슷한 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CE(소비자가전)부문은 환율 효과와 패널 가격 안정에도 글로벌 TV 시장 전반적인 부진으로 전분기(△1400억원) 대비 소폭 오른 1000억대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올 하반기 환율 여파는 덜하겠지만 글로벌 TV 시장 자체가 불황에 빠져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글로벌 TV 시장은 6년래 최대 불황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 판매량은 9900만대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억대를 하회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