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25일 九不宜體(구불의체) 글 쓸 때 피해야 할 아홉 가지 문체

입력 2015-06-25 11:16 수정 2015-06-2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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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문신 이규보(李奎報·1168~1241)는 아호가 삼혹호(三酷好) 선생이다. 시와 거문고, 술 이 세 가지를 몹시 좋아한다는 뜻이다. 시와 산문에 두루 능했지만 특히 산문이 여유가 있고 익살스러워 즐겨 읽을 만하다.

그는 시를 지을 때 피해야 할 아홉 가지 체, 이른바 구불의체(九不宜體)가 있다고 했다.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중 시화집 백운소설(白雲小說)에 실려 있다.

“시에는 아홉 가지 마땅하지 못한 체(體)가 있으니 이건 내가 깊이 생각해 체득한 것이다. 한 편의 시에 옛사람의 이름을 많이 쓰는 것은 귀신을 수레에 가득 실은 재귀영거체(載鬼盈車體), 옛사람의 뜻을 몰래 갖다 쓰는 것은 서투른 도둑이 사로잡히기 쉬운 졸도이금체(拙盜易擒體), 강운(强韻)으로 압운(押韻)을 하되 근거가 없다면 쇠뇌를 당기지만 쇠뇌를 이기지 못하는 만노불승체(挽弩不勝體), 재주는 헤아리지 않고 지나치게 압운을 하면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음주과량체(飮酒過量體), 험벽(險僻)한 글자를 쓰기 좋아해 사람들을 미혹되게 하는 것은 구덩이를 파 놓고 장님을 이끄는 설갱도맹체(設坑導盲體), 말이 순하지 않은데도 남들에게 이걸 쓰도록 강요하는 것은 강인종기체(强人從己體), 일상용어를 많이 쓰는 것은 촌사람이 이야기하는 식의 촌부회담체(村夫會談體), 공자 맹자와 같은 성인의 이름을 쓰기 좋아하는 것은 존귀한 이를 함부로 범하는 능범존귀체(凌犯尊貴體), 글이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것은 강아지풀이 밭에 가득한 낭유만전체(莨莠滿田體)다. 이상의 마땅하지 못한 체를 극복한 뒤라야 함께 시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규보는 시는 물론 문장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특히 시를 지은 다음에는 평소 싫어하는 자가 지은 것처럼 꼼꼼히 살펴보고, 하자가 없으면 세상에 내놓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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