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2일 衛正斥邪(위정척사) 바른 것을 지키고 사악을 물리친다

입력 2015-06-0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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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한다는 창의구국(倡義救國)은 필연적으로 위정척사(衛正斥邪)로 연결된다. 위정척사는 바른 것을 지키고 옳지 못한 것을 물리친다는 말인데, 나와 나의 정신은 옳고 이를 침범하는 외부 세력이나 생각은 사악한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사불범정(邪不犯正), ‘사악한 것이 어찌 감히 바른 것을 범하겠느냐? 물러가라!’는 게 위정척사 세력의 의식이었다.

이 사상은 주자학적 화이의식(華夷意識), 중국 외에는 다 오랑캐라는 생각에 바탕을 둔 것이다. 우리는 소중화(小中華)를 자처할 만큼 존명배청(尊明排淸) 의식에 빠져 있었으니 보수성과 배타성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유림은 이질적 문화를 무조건 비문화(非文化)로 생각해 다른 종교와 사상을 이단이나 사학(邪學)으로 배척하고 개화에 저항했다.

위정척사 사상은 천주교가 들어온 정조 때 이미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 뒤 서세동점(西勢東漸)이 본격화한 19세기 중반, 서구의 침략이 가시화하자 일종의 ‘유교적 근본주의’ 운동으로 전개됐다고 할 수 있다. 위정척사파는 병인양요(1866) 이후 쇄국정책을 지지했으며, 운양호사건(1875)을 계기로 문호개방 논의가 본격화될 때 개항에 극력 반대했다. 이들은 전통적 사회 체제, 양반 중심의 신분제를 지키고자 했다.

위정척사론에 민족주의적 성격이 있어 우리의 주요한 근대사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중세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이론이라는 점에서 근대화 과정에서 극복돼야 할 사상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목적이 국권 수호와 체제 유지에 한정돼 있을 뿐 개화기에 우리 역사가 지향해야 할 국민국가 건설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위정척사를 부르짖은 선비들의 순일(純一)한 지조와 맵고 곧은 충절은 우리 정신사의 소중한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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