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 DNA'로 글로벌시장 겨냥… 유도ㆍ장암칼스, '기술력' 정면승부

입력 2015-05-26 13:38 수정 2015-06-0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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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출성형설비 솔루션으로 매출 1조 목표… 리스크 큰 특수 윤활제시장 선도

한 분야에서 소리없이 글로벌 경쟁력을 뽐내는 국내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있다. 이들 기업들은 창업주들의 굳건한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기술력과 인재 중심 경영을 펼쳐나가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서도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승승장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유영희 유도그룹 회장이 경기도 화성 소재 유도 공장에서 자사의 사출성형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핫 런너' 분야의 강소기업 유도… 사출성형설비 강자= 지난 22일 찾은 경기도 화성시 유도 공장은 한 폭의 유럽 정원같은 분위기가 물씬 났다. 국내 중견기업 공장으로선 흔치 않은 외관을 자랑했다. 곳곳에 유영희 유도그룹 회장의 기업철학이 묻어 있는 미술품들과 분재, 나무들이 공장 분위기를 세련스럽게 바꿔놨다. 유 회장은 "직원들도 나와 똑같이 마시고 먹자는 것이 내 소신"이라며 "작업 환경, 휴식 등 특별한 게 없으면 현장 직원들과 함께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도는 플라스틱 사출성형 솔루션업계의 1인자다. 현재 유 회장에 이어 유성진 사장이 2세 경영을 진행하고 있으며, 350여개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관련 기술력도 특출나다. 지난해엔 연결기준으로 7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업 가운데 사출성형 부품 '핫 런너(hot runner)'가 주력이다. 사출성형 부품에서부터 금형 주변기기, 플라스틱 원료도 건조, 이송하는 라인까지 만드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유도의 강점이다.

유 회장의 아들인 유 사장은 "실제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에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모든 데이터를 통신으로 엮어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공한 혁신적인 사례도 있다"며 "46개 사출기를 스마트 팩토리화한 것은 최초로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 세계 24개국에서 제조시설이 있는 유도는 특히 중국에만 4개 공장을 설립해 힘을 쏟고 있다. 170억원 규모의 일본에서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도를 비롯해 유도썬스, 유도스타, 페트원, 유도로보틱스 등 계열사를 포함한 유도그룹은 매출 1조원을 목표하고 있다.

유 회장은 "전 세계 점유율 17%를 우리가 하고 있고, 부채비율도 15%~20% 정도로 매우 낮은 편"이라며 "니치마켓(틈새시장)을 공략한 만큼, 우리를 따라올 업체는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300~500년이 가더라도 한 분야의 전문기업으로 1위를 지키고 싶다"며 "2세인 아들에게도 세상은 쉽지 않으니 정성을 다하라는 얘기를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구연찬 장암칼스 회장이 충남 아산 소재 공장에서 생산한 특수 윤활제 제품 사이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특수 윤활유시장 1인자 장암칼스… 기술력으로 '정면승부'= 충남 아산에 위치한 장암칼스는 최근 미국 완성차업체 GM과 연간 700만 달러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중소기업으로서 글로벌 기업 GM과 이 정도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 회사가 만드는 특수 윤활유의 완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암칼스는 국내 자동차, 철강, 전자업체 등을 대상으로 400여종의 특수 윤활유를 공급하고 있다. 5~10년간 특수 윤활유가 굳지 않고 유지돼야 하는만큼,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구연찬 장암칼스 회장은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포스코 파이넥스 공장에도 우리 제품이 들어간다"며 "20년간 품질을 보장해야 하는 우주선에도 공급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포스코 파이넥스 공장에 들어가는 'HXP-240'의 경우, 우리가 국산화한 제품"이라며 "해외 제품의 경우 한 드럼당 1200여만원에 달하지만, 우리 제품은 240억원 정도로 저렴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장암칼스는 2013년 270억원, 지난해 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 중 자동차가 55%로 비중이 가장 크고, 전기ㆍ전자 25%, 제강 10% 순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월평균 500톤에서 최대 1000톤까지 생산하며, 2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등속조인트 윤활유 시장에선 전 세계 50%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강점이 있다.

연구개발은 구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자체 보유한 연구소에서 100여개의 장비를 통해 20개 분야를 측정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기업에서만 쓰는 등속조인트 측정기계도 150억원을 들여 구입해 특수 윤활유를 직접 시험하고 있을 정도다.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펼치고 있는 구 회장이지만,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로 뜻을 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인근에 지을 제2공장이 지자체 규제로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공장 허가를 받으려면 부지에 아스팔트를 깔고 이를 기부채납을 해야한다는 게 지자체의 논리다. 적극적으로 장암칼스에게 투자 유치를 요청하는 미국과 정반대의 행보다.

구 회장은 "회사 규모 늘리는 것에 제재가 많아, 국내에서 사업을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 투자를 유치하려면 위에서부터 바닥까지 기업의 목소리를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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