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신탁기금에 한국기술자문협력기금 재원으로 올해 300만달러(32억원)를 출연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주형환 1차관이 지난 13일부터 조지아 트리빌리시에서 열린 ‘제24차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연차총회’ 참석 중 차크라바티 EBRD 총재와 면담을 갖고 EBRD 내 신탁기금인 ‘한국기술자문협력기금’ 300만 달러 추가출연 약정서에 서명했다.
주 차관은 서명식에서 “출연한 신탁기금을 통해 한국의 노하우 활용이 가능한 사업을 적극 발굴해 체제전환국의 경제개발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 차관은 또 인프라ㆍ녹색성장ㆍ농업 등의 분야에서 한국의 경험과 전문성을 EBRD와 공유하기로 했다.
아울러 삼성물산, 포스코, SK E&C 등 한국 기업들이 EBRD 투자사업에서 지분을 확대토록 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 차관은 한국 인력의 EBRD 고위직 진출과 정규직 채용에도 차크라바티 총재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양측은 유럽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우선 주 차관은 러시아 경기침체 등에 따라 EBRD 사업 손실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EBRD 측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인한 유동성 압박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정치적 요인이 유럽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내년에는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차관은 이번 EBRD 연차총회 라운드테이블 회의 등에 참석해 EBRD 중기전략에 대해 제언했다. 그는 다른 국제기구 등과의 파트너십 강화, 포용적 성장기반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 체제전환국 사례 심층 연구 등을 3가지를 제안했다.
특히 그는 EBRD 협력 대상으로 기존 국제기구는 물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신설 국제기구를 꼽았다.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준공공공기관 사례로 한국수출입은행을 소개했다.
이번 연차총회에는 57개 회원국 대표와 주요 세계 금융기관 경영진이 참석했다. 한국은 1991년 설립된 EBRD의 창립회원국으로 2012년 8월부터 이사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