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하나의 유럽’] ③ 브렉시트, 캐머런 총리 자충수 되나…“영국 타격 더 받을 것”

입력 2015-05-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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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럽 금융 중심지 남아있지 못할 것…1992년 ‘블랙수요일’ 재연될 수도”

▲영국증시 FTSE100지수 추이. 왼쪽 1992년 4월 총선 이후 월별 / 오른쪽 2015년 5월 8일(현지시간) 총선 다음날 시간별 주가 추이.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영국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지난주 파운드화와 영국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총선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안도감에 투자자들이 영국 자산에 베팅한 것. 야당인 노동당이 금융 규제 강화와 증세를 요구했던 것도 보수당에 금융업계가 지지를 보낸 이유다.

그러나 보수당 승리에 ‘브렉시트(Brexit)’라는 또 하나의 변수가 다시 급부상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오는 2017년 전까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 글로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브렉시트로 오히려 영국이 경제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대니얼 고드프리 영국투자협회 회장은 “나는 총선 결과에 다소 놀랐다. 우리는 확실히 국민투표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영국이 EU에 남아있기를 바란다. 유럽은 영국 투자 부문에 매우 긍정적이어서 잔류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국 자산운용업체 임원은 “브렉시트가 우리 산업에 부정적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EU는 영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기 때문에 탈퇴하면 우리의 핵심시장에서 얼어붙게 되는 셈이다. 제발 그런 일이 없기를 사람들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커 누세이베 에르메스투자관리 최고경영자(CEO)는 “스위스가 유럽연합(EU)에 들지 않아 그랬던 것처럼 영국도 EU를 탈퇴하면 더 이상 ‘유럽 금융의 중심지’로 남아있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역외금융센터의 시대는 끝났다. 스위스의 교훈은 밖에 있다면 절대 중심이 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잘해야 노르웨이처럼 대부분 규정은 EU를 따르면서도 긍정적 효과는 거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금융서비스 부문은 매년 EU에 대해 약 190억 파운드(약 32조원)의 흑자를 거두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네덜란드 자산운용사인 로베코의 레온 코넬리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는 ‘경제적 자살’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FT는 1992년 4월 영국 총선 이후 펼쳐졌던 혼란을 떠올리는 투자자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보수당이 예상밖 승리로 하원 과반을 확보해 증시와 파운드화가 잠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그해 9월 영국이 유럽환율조정체계(ERM)에서 탈퇴하자 파운드화와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는 ‘블랙 수요일(the Black Wednesday)’ 사태가 빚어졌다.

한편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문제보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스코틀랜드 독립 가능성에 초점을 더 맞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은 이번 총선에서 56석을 얻어 제3당으로 부상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캐롤라인 사이먼 UBS자산운용 투자전략가는 “SNP 승리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탄생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중기적으로 영국의 재정상황에 의문을 던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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