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투어 39명의 신화] 구옥희부터 김세영까지 땀과 눈물의 도전사

입력 2015-04-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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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서는 한국 골프사에 지워지지 않을 명장면이 연출됐다. 박세리(38ㆍ하나금융그룹)의 ‘맨발 샷’이다. 박세리는 당시 연장 혈투 끝에 LPGA투어 역대 최연소(20세 9개월 7일) 메이저 대회 우승자가 됐다. 바로 이 우승이 한국 골프 중흥의 시발점이었다.

온 국민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긴 이 장면은 TV 속 애국가 영상으로 소개될 만큼 세대를 초월한 명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17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골프 강국이 됐다. 당시 TV를 통해 박세리의 모습을 지켜본 어린 꿈나무들은 LPGA투어를 호령하는 톱스타로 성장했다.

박인비(27ㆍKB금융그룹), 신지애(27), 최나연(28ㆍSK텔레콤), 김인경(27ㆍ한화), 유소연(25ㆍ하나금융그룹) 등이 그 주역이다. 지금은 ‘리틀 세리키즈’로 불리는 김세영(22ㆍ미래에셋), 김효주(20ㆍ롯데), 백규정(20ㆍCJ오쇼핑) 등이 LPGA투어에 데뷔, 한국 여자프로골프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17년 전 박세리의 위대한 도전은 잠들어 있던 한국인의 ‘골프 DNA’를 깨우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한국인의 LPGA투어 첫 우승은 박세리보다 10년 앞선 1988년에 나왔다. 故 구옥희(2013년 7월 타계)는 서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스탠더드 레지스터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한국인 첫 LPGA투어 우승자가 됐다.

그러나 LPGA라는 용어 자체도 생소했던 당시는 골프로서 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당시 일본을 주 무대로 활동하던 구옥희는 미국과 일본 투어를 병행하며 만들어낸 귀중한 1승이었지만 스폰서 부재와 체력적 한계를 이유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전념하게 됐다.

이후 JLPGA투어에서 활약하던 고우순(51)은 1994년과 1995년 일본에서 열린 LPGA투어 도레이재팬퀸스컵에서 연속 우승했지만 역시 스폰서 문제로 미국 진출을 포기했다.

그리고 ‘골프천재’ 박세리가 나타났다. 박세리가 LPGA투어에 신인으로 데뷔한 1998년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로 온 국민이 실의에 빠져 있던 시기였다. 박세리는 삼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데뷔 첫해 메이저 대회 2승 포함 4승을 수확, 국민적 한(恨)과 응어리를 씻어냈다.

이듬해인 1999년에는 김미현(38ㆍ은퇴)이 스테이트팜레일 클래식과 벳시킹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박세리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고, 2010년 이후는 박지은(36), 한희원(37), 장정(35ㆍ이상 은퇴)이 우승을 보태기 시작했다. 이들은 LPGA투어 한국인 1세대 대표 주자로 2000년대 후반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8년엔 박인비와 신지애를 시작으로 ‘세리키즈’의 LPGA투어 입성이 본격화됐다. 박세리를 제외한 LPGA 1세대 한국 선수들은 모두 은퇴했지만 ‘세리키즈’와 ‘리틀 세리키즈’는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1988년 故 구옥희의 첫 우승부터 지난 19일 김세영의 롯데 챔피언십 우승까지 28년간 39명의 선수가 130승(해외 교포 4명 14승 제외)을 수확하며 땀과 눈물의 감동 드라마를 함께 썼다.

박세리는 지난 17년간 25승(메이저 대회 5승)을 쌓으며 아시아인 최초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박인비는 13승(메이저 대회 5승), 신지애 11승(메이저 대회 2승), 김미현과 최나연(28ㆍSK텔레콤)은 각각 8승을 보탰다. 역대 최강 멤버로 구성된 올 시즌은 9개 대회 중 6개 대회에서 우승(리디아 고 포함 7승), LPGA투어 도전 28년 만에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워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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