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제언]‘개미 우롱하는 후진적인 선물만기제도 개편해야’-上

입력 2006-12-20 10:30 수정 2006-12-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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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당국 10년째 수수방관.....외국인.기관만 배불리고 개미등 터지는 꼴

지난 14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시장에 또 한번 광풍을 몰고 왔다. 소위 트리플 위칭데이, 즉 세마녀의 날만 되면 옵션에 투자하는 개미투자자와 메이저(major)급이 아닌 기관등이 피눈물을 흘렸다. 단순히 미비한 시스템적인 문제로 처절하게 울부짖은 셈이다.

왜 이런 현상이 되풀이 될까. 이 같은 현상은 하루 이틀 지속된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공정한 게임의 결과인 듯 10년째 방치되고 있다. 시스템을 관장하는 관계기관들에 대한 개미투자자들의 볼멘 소리도 점점 더 높아져 가고 있다. 여기서 팍스넷 토론방의 개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보자.

“문 걸어 잠그고 주가를 조작하는 이 작태를 방치하는 자들은 조작하는 자들과 하나의 커넥션이며 거대한 카르텔이다. 이들은 법적으로 이것을 허용하며 분명히 뭔가를 나눠 X먹고 있다. 일본이 없앤 옵션시장을 방치하는 것이나 어디에도 없는 이런 동시호가악법을 기관의 요구에 의해서 법적으로 만들어준 관료X들이나 이건 분명히 한국이 지상 최대의 천민자본주의 국가란 걸 말해주는 증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게시판을 읽어 보니 메이저(major)들이 선물.옵션 만기일 날 동시호가에 인위적으로 시장가격을 형성시켜 막대한 차익을 얻을 수 있는 현재의 제도에 대하여 울분을 토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러한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시키려면 우선 이 제도가 어떤 법률에 근거하여 규정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알려 주시면 제가 제도개선을 위하여 아낌없는 노력을 할까 한다”

“만약 내일 하락하면 사기 혐의로 금감위는 조사해야 한다. 이건 조작 이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외인 선물 수익을 위해 말도 안되는 일을 벌였다.”

물론 위의 주장들은 다분히 감정적인 글이며 옵션투자에 실패한 개미들이 근거 없이 제도를 비방하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다. 또 주가가 35포인트씩이나 오른 것은 대세상승의 신호인데 왜 시비 거냐고 딴지를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비단 이번 12월 동시만기일에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 특히 이번 마감동시호가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세상승으로 연결시키기엔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이전까지 계속 팔아오던 외국인이 이날 갑자기 마감동시호가에 8000억원 어치 주식을, 그것도 지수관련주에 집중해 매수한 것은 정황상 시세조종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개별 종목의 경우라면 당장에 시세조종혐의에 대한 조사가 들어가고 난리가 났을 법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개미들의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거 같다. 과거 파생상품의 조작의혹 건은 금감원 조사를 넘어 국회에서도 문제제기가 된 바 있다. 거의 선물옵션시장이 생기고 10년째 거의 매번 벌어져온 일이다. 사실 감독당국의 기본적인 입장은 파생상품은 주가조작의 대상이 되는 지 의심스럽다는 입장인 듯 하다. 그러나 정황상으로는 분명 주가조작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고 대부분의 참여자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징계나 처벌도 없고 이제 더 이상 조사조차 없다. 소수에 의해 불쌍한 개미들의 돈만 털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일중 주가지수 변동폭 2.3~3.5%

올해의 사례를 한번 짚어 보자. 아래 <표>에서 KOSPI200지수는 3월 동시만기일을 제외하고 보면 6, 9, 12월 동시만기일의 일중 변동률이 무려 2.3%~3.5%에 달한다. 현KOSPI지수를 기준으로 하면 일일 최저치와 최고치의 편차가 32포인트에서 50포인트까지 변동했다는 의미이다. 강세장이나 급락장에서도 이런 편차가 잘 나타나지는 않는다. 장중에 특별한 이슈 없이 나타나는 급등락현상은 분명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며 선물옵션만기일에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나아가 이를 유추해보면 정황상 장중에 주가조작이 발생한다는 의미이고 급등락현상이 주가조작의 명백한 증거이기도 하다. 산술적으로 보면 4번중 적어도3번, 즉 최소75%이상의 확률로 선물옵션 동기만기일의 주가조작 의혹이 있는 셈이다.

▲후진적인 만기일 지수산정이 문제의 근원

이렇게 주가지수를 상대로 한 파생상품의 주가조작을 적발하기 어렵다고 당국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및 금융감독원)은 얘기할지 모른다. 그렇다고 인정하자.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문제가 심각한 현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 현 파생상품의 만기지수는 2시 50분부터 파생상품 매매를 중지하고 10분간의 동시호가로 만기지수를 순간적으로 결정한다.

이것이 함정이다. 이러한 제도는 선진국은 이미 옛날에 버린 후진적인 제도이다. 그 동안 일부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해 왔다. 하지만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증권거래소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이는 현실에 안주하며 생긴 관료주의와 이기주의가 가져온 병폐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후진적인 제도가 개인들을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는 점을 거래소는 명심해야 한다. 아니 각성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공정한 룰 정립에 몸소 나서야 한다. 10년씩이나 방치했으면 직무유기도 이같은 직무유기가 없지 않겠는가.

‘개미를 우롱하는 후진적인 선물만기제도 개편해야(하편)’에서는 우리나라 선물만기제도 개선의 방향에 대해 짚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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