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4월 14일 風餐露宿(풍찬노숙) 바람 이슬 맞으며 한데에서 먹고 잠

입력 2015-04-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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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공전(工典) 6조 제1조 산림(山林)은 ‘서북(西北)의 인삼〔蔘〕과 돈피〔貂〕에 대한 세(稅)는 마땅히 너그럽게 해야 하니, 간혹 금령을 범하더라도 관대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는 제목 아래 사복(私腹)을 채우는 세리들을 질타하고 있다.

“산삼을 캐려는 자는 모두 관첩(官帖)을 받고 입산한다. 그들은 산속에 들어가 한 해 가을과 겨울을 풍찬노숙(風餐露宿)으로 넘기면서 위험한 모든 산짐승과 함께 지내다가 구사일생으로 모든 고초를 겪고 산에서 나온다. 그런데 관에서 주머니와 전대를 뒤지고, 품안과 옷소매를 수색해 한 조각의 삼도 용서 없이 모두 헐값으로 강탈해 관에 들여가는데 나라에 바친다고 핑계를 대지만 실은 사복을 채우는 것이다.” 다산의 분노를 읽을 수 있는 글이다.

풍찬노숙은 바람과 이슬을 무릅쓰고 한데에서 먹고 자는 것을 말한다. 큰일을 이루려는 사람들의 고초를 뜻하기도 한다. 국권을 상실한 시기에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했던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삶이 바로 그랬다.

중국 북송 시대의 소동파(蘇東坡·1037~1101)가 남긴 시 ‘유산정통판승의사기참요사’(游山呈通判承議寫寄參寥師)에 “바람을 맞으며 밥을 먹고 이슬을 맞으며 잠을 잔다”[風餐兼露宿]는 말이 나온다.

이어 남송 시대의 시인 범성대(范成大·1126~1193)는 ‘원일’(元日)이라는 시에서 “밥을 굶고 잠도 못 자 완전히 의욕이 없어지고/바람 맞으며 밥 먹고 이슬 맞고 잠을 잔 지 반평생에 바보가 되었다”[飢飯困眠全懶 風餐露宿半生痴]고 했다. 역시 남송의 시인 육유(陸遊, 1125~1210)는 ‘숙야인가시’(宿野人家詩)에서 “늙어 내세 길이 뒤섞여 기억이 다하고/바람에 맞으며 밥 먹고 이슬 맞으며 잠을 자는 것이 그릇된 것임을 깨닫지 못한다”[老來世路渾諳盡 露宿風餐未覺非]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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