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47개 주요 주가지수 중 14개가 올 들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5조 달러(약 5469조원)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글로벌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 70조 달러를 넘어섰다.
대세상승기를 연출하고 있는 글로벌 증시의 원동력은 주요국의 초저금리 기조와 양적완화(QE) 정책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주 아시아증시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활황세를 보였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일본 닛케이255지수는 1만9907.63으로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15년 만에 2만선을 돌파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034.31로 거래를 마치며 7년 만에 4000선에 안착했다. 지난 1분기 중국 주식시장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54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처음으로 뉴욕과 홍콩 증시를 앞질렀다. 상하이-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 제도인 ‘후강퉁’에 힘을 얻은 홍콩증시 역시 2만7272.39로 마감하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 역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우·S&P500·나스닥 등 미국 3대 지수는 지난달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지난 10일 0.55% 상승한 1만8057.45로 장을 마감하며 4월 들어 처음으로 1만8000선을 다시 넘어섰다.
국내 증시도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드디어 박스권을 돌파했다. 지난 한 주간 42.34포인트(2.06%)나 상승하며 2090선 턱밑까지 다가섰다. 사상 첫 ‘시총 1300조원 시대’를 열었고, 연초 4조원대이던 거래대금은 최근 6조원대까지 올라섰다. 코스닥은 연초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680선을 돌파하며 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 역시 182조5000억원으로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날 거래대금도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인 4조171억원을 기록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신흥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도 한국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강도가 가장 강하다”면서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계 경기 둔화 속에 글로벌 증시가 활황을 보임에 따라 거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각국의 완화정책이 실효를 거둬 실물경기가 회복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증시 등 자산시장에 낀 거품 우려로 실물경기가 회복되기도 전에 긴축 기조로 돌아서면 증시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