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관련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9일 수사기관에 따르면 성완종 전 회장의 가족들은 성완종 전 회장이 남긴 유서를 경찰에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유서 내용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성완종 전 회장의 가족들이 밝힌 유서 내용은 "어머니 묘소 옆에 묻어달라"라는 내용 뿐이다. 가족들은 다른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함을 밝히고, 수사와 관련해 억울한 심정을 호소한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성완종 전 회장의 아들이 9일 오전 8시께 청담파출소를 찾아 "아버지가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사라져 자살이 의심된다"라고 말한 점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성완종 전 회장은 목숨을 끊기 전날인 8일 기자회견에서 결백을 주장해 본인의 입장을 다시한번 유서에 정리해 남겼을 가능성도 높다.
유서는 현재 성 전 회장의 비서실장이나 유족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완종 전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250억원 가량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잘못 알려진 사실로 한평생 쌓아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아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괴로운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성완전 전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머님 영정 앞에 엎드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진실을 꼭 밝혀 떳떳한 아들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한 부분은 유서에 적혀 있는 '어머니 묘소' 부분과 상당부분 유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찰 측은 "유족에게 임의제출 방식으로 유서를 받아볼 수 있겠지만, 유족이 거부하면 현실적으로 이를 확보할 방법은 없다"라며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