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유업체들이 셰일가스개발 사업에서 손을 놓고 있다. 개발비용이 비싼 데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셰일가스의 가격경쟁력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지난 5년동안 수십 억 달러 규모로 ‘셰일붐’이 일어난 가운데 최근 셰브론, 엑손모빌, 로얄더치셸 등 글로벌 원유기업이 셰일가스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셰브론은 지난달에 루마니아 사업을 철수하면서 셰일가스에서 손을 완전히 뗐다. 셸은 터키,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에서 진행 중인 셰일가스 사업의 개발비를 30%나 감축하기로 했다. 엑손모빌은 폴란드와 헝가리에서 진행했던 셰일가스 사업을 철수했으며, 독일 사업은 보류 중이다.
여기에 부담스러운 개발비용도 셰일가스 개발의 발목을 잡았다. 컨설팅회사인 액센츄어의 ‘2014 셰일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멜리사 스타크는 “미국에서는 유정당 5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폴란드와 중국에서는 2500만 달러를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하락으로 셰일가스 마진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미국 원유업계 불황을 예견했던 것과 맞물린다. 이에 일각에서는 셰일가스업을 견제했던 OPEC의 ‘꼼수’가 통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OPCE은 지난해 유가하락을 우려한 회원국들이 원유 감산을 요구했지만 수용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한 주요 원유생산국들이 감산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현재 OPEC이 정한 할 생산량 한도는 3000만 배럴.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시장에선 미국 셰일가스붐을 잠재우기 위해 OPEC이 유가하락을 모른 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글로벌 원유업체들이 셰일가스에 등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서서히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의 핵심 지표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배럴당 40달러대, 50달러대에서 추가 하락없이 반등 기회를 찾고 있다.
상품 투자의 대가인 분 피켄스는 19일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가가 올해 연말에 배럴당 7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향후 12∼18개월 이내에 유가는 밸러당 80∼9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