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풀려도 '돈맥경화'…금리인하 '잘못짚었다'

입력 2015-03-16 09:04 수정 2015-03-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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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내수진작을 위해 기준금리를 1%대까지 끌어내렸지만 고착화된 '돈맥경화'를 탓에 결국 실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돈맥경화'는 돈을 풀어도 실물경제로 돈이 흐르지 않고 자금이 기업 금고나 가계 장롱 속에만 머무르는 현상을 뜻한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월 기금금리를 2.25% 인하한 1.75%로 확정했다.

한은 금통위가 이 같은 결정을 단행한 데는 연초 경기지표가 급락세를 나타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기준금리 낮춰 은행의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이를 통해 시중에 통화가 풀리면서 소비를 개선하는 효과가 올 것이라는 믿음에 따라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8월과 10월 두차례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연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소비, 수출, 산업생산에서 비효율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돈의 유통량을 늘러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한은의 조치는 당위성을 잃은 모양새다. 앞서 2012년 7월부터 금리를 꾸준히 낮아졌는데도 '돈맥경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1월 통화승수는 18.5로,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화승수는 중앙은행에서 본원통화를 1원 공급했을 때 시중 통화량이 몇 원이 되는지를 나타낸 지표다. 통화승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한은이 돈을 풀어도 시중에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다는 의미다.

통화승수는 지난 2008년 27배에 달한 적도 있었지만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8.9배로 떨어졌던 이 지표는 8월과 10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11월 19.5배까지 회복됐다가 두 달 만에 다시 바닥을 쳤다.

실물경제 또한 '돈맥경화'의 추이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소매판매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지난해 8월엔 2.50% 늘었으나 9월엔 1.4%로 둔화되고 10월엔 되려 0.2% 줄어들었다.

이후 11월 1%를 기록한 소매판매는 연말특수로 12월 4.6%까지 늘었으나 1월 3.1% 줄어 냉랭한 소비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투자를 위한 대출수요가 늘면서 풀린 돈이 경기 회복에 필요한 실물경제로 가지 않고 부동산시장에 몰리거나 단기성 자금으로 부동화되고 있다는 점은 기준금리 인하의 역효과를 방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인하=경기회복'식의 도식화된 통화정책 속에선 더 이상 실물경제가 움직이긴 힘들다"며 "통화 당국도 가계부채 증가와 전세난 등으로 가용수익의 비중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만능주의를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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