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50억 달러(약 5조5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내년 말까지 사들이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현지 언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GM의 지분 2.1%를 보유하고 있는 헤지펀드와의 줄다리기 끝내 내린 결정이다.
GM을 압박했던 헤지펀드(아팔루사매니지먼트, 타코닉캐피탈 등)는 그동안 대리인 해리 윌슨을 앞세워 자사주 80억 달러 매입과 이사회 의석 한 자리를 요구해 왔다.
GM이 자사주 매입 요구를 받아들이자 헤지펀드는 이사회 의석 요구를 철회하고,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 교체를 설득하고 나서는 ‘위임장 대결’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지펀드의 대리인을 맡은 윌슨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자동차 태스크포스팀에서 업무를 본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자문단으로 참여해 GM의 공적자금 투입 등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윌슨은 이번 GM의 결정을 두고 “양쪽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결정”이라면서 “위임장 대결을 택할 수 있었지만 회사 측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보다 더 건설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GM은 자사주 매입에 이어 올해 하반기와 내년 말 사이에 50억 달러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회사의 대차대조표에 기재된 현금은 기존 200억∼250억 달러 수준에서 200억 달러로 조정해 운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에는 90억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도 밝혔다.
GM의 척 스티븐스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는 “이번 50억 달러 자사주 매입 결정은 추후에 기업의 성장기반으로 마련할 수 있는 스타트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