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42)가 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 참석 도중 김모(55)씨로부터 공격을 받아 얼굴 등을 크게 다쳤다. 리퍼트 대사는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의 응급 봉합 치료를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동맹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가 사실상 테러를 당한 셈이어서 한미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상원의원 시절인 지난 2005년부터 보좌해 온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7시40분께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회 장소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도중 김씨로부터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수차례 공격당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리퍼트 대사 오른쪽 뒤쪽 테이블에 있던 김씨가 갑자기 다가와서 리퍼트 대사를 밀어 눕히고 흉기로 여러 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피의자 김씨는 현장에서 참석자들에 의해 제압돼 종로경찰서로 압송됐다. 김씨 진보성향 문화운동 단체인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를 맡고 있다.
김씨는 현장에 붙잡힐 당시 “오늘 테러했다. 우리마당 대표다. 유인물을 만들었다. 전쟁 훈련에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다”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리퍼트 대사를 공격하기 전 모 교수한테 유인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10년 7월 일본 대사에게도 시멘트 덩어리를 던져 징역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그는 당시 재판에 넘겨져 법원으로부터 외국사절 폭행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은 바 있다.
특히 김씨는 이날 행사 초청 명단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요외빈 행사참석 검문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미국뿐 아니라 주한 외교사절의 시설과 요인에 대한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사건과 관련해 “리퍼트 대사 치료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한 뒤 “미국 정부측에 신속히 상황을 설명해 미국과 협력관계에 문제가 없도록 하라”고 조태용 외교부 1차관에 지시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 당국자는 폭력행위를 강력 비판한 뒤 “조만간 국무부에서 별도의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