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중고가격 폭락...국제유가 하락에 전기차 인기 ‘뚝’

입력 2015-02-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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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형 전기차 가격 추이. 사진=WSJ

국제유가의 하락 여파로 미국에서 전기자동차의 중고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닛산의 ‘리프’와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 같은 전기차의 중고차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휘발유 가격도 떨어져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 매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이는 대체 연료차량의 판매량을 늘리려는 자동차 제조업계에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전미자동차판매업협회(NADA)의 중고차 가이드에 따르면 포드자동차의 ‘포커스’와 도요타의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차량의 중고차 가격도 닛산의 리프와 유사한 속도로 하락, 작년 평균 거래 가격은 차종에 따라 22~35% 떨어졌다. 플러그인 전기차의 하락률은 비교 가능한 가솔린차 값의 2배에 이른다.

예를 들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2012년형 리프 경매의 평균 판매 가격은 약 1만 달러로 당초 정가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전년보다 4700달러 떨어졌다. 1월의 3년 전 모델 볼트 경매의 평균 판매 가격은 1만3000달러로 연방 정부의 세금 공제 분을 공제한 4만 달러에서 크게 떨어졌다.

인터넷 중고차 구매 사이트인 칼립소의 크리스 콜먼 공동 설립자는 “중고차 가격이 붕괴하고 있다”며 “중고차의 가치를 생각하면 소비자 입장에선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가격이 속절없이 떨어지자 딜러와 소비자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자동차 딜러 매장을 운영하는 팻 호번 씨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인기를 끌었던 전기차 리프의 인기가 식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그동안은 월 렌트료가 저렴해 인기였지만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렌트 계약이 만료되는 리프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번 씨는 렌트 계약이 만료됨에 따른 향후 2년간 한 달에 100~150대의 리프가 반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고 리프에 대한 수요가 없어 상황은 녹록지 않다. 휘발유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33% 하락, 소비자의 전기차 열기가 식어가자 일부 자동차 업체는 전기차와 PHV에 대한 큰 폭의 할인과 매력적인 렌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닛산은 2013년 리프의 신차 가격을 6400달러 인하했지만 지금은 신형 리프를 매월 199달러에 빌릴 수 있는 데다 3500달러의 캐시백에, 72개월 간 대출금리 면제 등 파격적인 판촉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여기다 소비자들은 신형 리프 구입 시 연방정부로부터 대당 7500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굳이 중고차를 선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호번 씨의 주장이다.

한 소비자는 주행거리 1만1000마일인 2013년형 리프를 1만5000달러에 구매했다. 이는 신차 값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소비자는 “상당한 차를 둘러봤지만 리프가 월등히 저렴했다”며 “애초 2만1000~2만2000달러는 줘야 할 걸로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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