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외쳤지만…'육아'매인 여성취업 초라한 성적표

입력 2015-02-26 09:20 수정 2015-02-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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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년째 경력단절 여성(경단녀)의 일자리 확대를 외치며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여성의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하며 초라한 성적표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가 넘은 인구 가운데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 즉 노동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인구를 말한다.

실제로 정부는 특히 여성들이 경력단절의 고통을 겪지 않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로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다양한 창출을 국정의 주요과제로 추진해왔다.

2013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겪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수차 밝힌 바 있다. 또 지난해 초엔 현오석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정부 임기 안에 여성 경력단절이라는 용어가 사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현 최경환 부총리 또한 최근 “취업모(워킹맘) 중심으로 보육지원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한편, 기부채납형 국·공립 어린이집을 활성화하고 입지와 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맞춰 기재부에선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지원 강화를 위한 예산을 대폭 확대했고 고용노동부에선 시간제 일자리 도입, 육아휴직 지원책 등을 통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지난 2년간 여성의 취업 진출은 사실상 낙제점에 가깝다는 평가다.

실제로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역별고용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9개도의 시군지역 비경제활동인구 중 여성은 602만9100명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해 상반기에 비해 7만400명이나 급증한 것이다.

비경제활동 여성은 정부의 ‘경단녀’ 지원을 강조하던 2013년 상반기 597만5200명에서 하반기엔 599만7600명으로 되려 늘어났다가 지난해 상반기 595만8700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같은해 상반기 통계 이후 처음으로 비경제활동 여성이 600만명대를 넘어서면서 정부정책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결과를 낳았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은 결국 ‘육아-가사’가 주원인이 된 모양새다. 실제로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와 가사 활동은 2013년 상반기 411만1200명, 411만1700명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상반기 408만명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역시 통계 이후 최대치인 411만7000명을 기록하며 비경제활동 여성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 비중 또한 45%대에 머물면서 비경제활동 원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경단녀, 취업모 등 여성 일자리 창출에 내놓은 다양한 정책들의 실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구난방으로 제시되는 정부정책의 엇박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최근 문형표 복지부장관이 ‘전업주부가 불필요하게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수요를 줄이겠다’고 하는 발언은 사실상 육아로 인한 경단녀와 취엄맘을 도외시하는 것”이라면서 “경단녀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마당에 부처수장이 이 같은 발언을 손쉽게 쏟아낸다는 자체가 여성취업 정책의 깊이를 나타내는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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