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2.18 除夜守歲(제야수세) 섣달 그믐밤을 새우며 새해를 맞는다

입력 2015-02-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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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1616년에 치러진 증광회시(增廣會試) 때 광해군(1575~1641)이 ‘섣달 그믐날의 서글픔은 그 까닭이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냈다. “어렸을 때는 새해가 오는 것을 기뻐하지만 점차 나이를 먹으면 서글픈 마음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세월이 흘러감을 탄식하는 데 대한 그대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증광회시는 나라에 큰 경사가 있을 때 임시로 시행하던 과거이다.

그 책문(策問)에 ‘섣달 그믐밤이라고 꼭 밤을 새우는 까닭이 무엇이냐’는 대목이 나온다. 바로 제야수세(除夜守歲)다. 제야는 제석(除夕) 세제(歲除)라고도 하는데, 이날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고 밤을 새웠다. 각 가정에서는 부뚜막의 헌 곳을 새로 바르고, 거름을 치워 내고, 가축 우리에 새로 짚을 깔아주며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한다. 한 해의 거래를 청산하기 위해 밤중까지 빚을 받으러 다니기도 했다.

궁중에선 대포를 쏘아 역귀(疫鬼)를 쫓았다. 연종방포(年終放砲)다. 민가에서는 지포(紙砲)를 놓거나 폭죽 소리로 역귀를 쫓았다. 요즘 양력 12월 31일에 폭죽을 터뜨리며 신년을 맞는 것도 다 연유가 있는 일이다.

앞서 말한 증광회시에서 장원한 이명한(1595~1645)의 글을 핵심만 요약하면 이렇다. “세월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부질없는 생각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마음에 경계합니다.” 그의 다짐은 ‘살아서는 볼 만한 게 없고 죽어서는 전해지는 게 없다면 초목이 시드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후진을 가르쳐 인도하고, 터득한 학문을 힘써 실천하며, 등불을 밝혀 밤늦도록 꼿꼿이 앉아 마음을 한곳에 모으기를 일평생 하자. 그렇게 하면 깊이 사색하고 반복해서 학습하게 되어 장차 늙는 것도 모른 채 때가 되면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일 것이니 마음에 무슨 유감이 있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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