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미국을 제외한 FTA 발효국들에 대한 수출 실적이 대체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1월 유럽연합(EU)로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나 급감했다.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집계된 수출 실적 기준으로 칠레(-30.4%), 아세안(-21.5%), 호주(-17.4%) 등도 마이너스 성장했다. 인도도 3.7% 소폭 성장하는 데 그쳤다. 캐나다(-38.0%)의 경우 지난달에 FTA가 발효됐다지만 작년 평균 -5.4% 성장한 것과 비교해보면 실적 하락폭은 매우 컸다. 특히 주요 FTA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도 지난달 1년 전보다 각각 2.8%, 7.3%나 줄었다.
우리나라와 FTA를 발효한 국가에 대한 수출이 전년보다 평균 7.0% 증가해 전체 수출 증가율(2.4%)을 웃돌았던 지난해와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상황이 반전된 것은 국제유가하락, 러시아 경기침체, 신흥국 경제불안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계속되는 대외리스크에 FTA의 수출 효과를 상쇄시킨 셈이다.
또 FTA 후속조치가 여전히 미흡한데다 낮은 FTA 정책 체감도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관세인하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대부분의 FTA 수출 활용률은 70%를 겨우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FTA 효과를 등에 업고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 규모가 6000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FTA 비준, 콜롬비아·캐나다·뉴질랜드·베트남 등 기 체결국과의 FTA가 발효가 늦어지면 FTA 타결이 한국 수출의 숨통을 틔워줄 돌파구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