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릴까, 말까” 금융지주ㆍ은행 배당 딜레마

입력 2015-01-21 10:12 수정 2015-01-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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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분 70%로 고배당땐 ‘국부유출’ 논란…유보땐 환류세제 ‘세금폭탄’

국내 금융회사들이 지난해 결산과 관련한 배당성향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과 당기순이익 증가 등을 감안하면 배당을 늘려야 하지만 외국인 주주를 위한 배당잔치라는 부정적 여론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내유보금에 대해 일정비율 만큼 세금을 물리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도 내달 부터 시행돼 배당성향을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부 금융지주사를 시작으로 올해 배당성향을 대폭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한금융과 KB금융은 배당을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막판 구체적인 조율에 들어갔다. 3·4분기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각각 13.4%, 15.6%로 자본운용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이들 금융지주사의 올해 배당성향은 2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금융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보인 곳은 신한금융이다. 지난해 주당 650원씩 총 3702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보통주 기준 16.2%로 3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았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주당 500원씩 총 1932억을 배당, 15.33%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12.4%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올해도 신한금융이 최고 배당성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총 1조76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동기(1조5595억원) 대비 13.4% 증가한 수치다.

최근 한동우 회장 역시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도 배당이 낮은 편"이라면서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도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금융지주사의 외국인 지분이 높은 탓에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70.1%에 달하며 신한(64.5%)·KB금융(63.5%)도 외국인 지분율이 60%를 넘는다. 주요 지방은행들의 외국인 지분율 역시 DGB금융지주가 73%, BS금융지주가 52% 수준이다. 각각 배당성향을 1%포인트만 높이기만 해도 최대 450억원 가량의 추가 배당액 지출이 발생하는 등 국부유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때문에 매년 고배당 시도를 둘러싼 금융회사와 금융당국 간의 갈등이 반복되고 상황이다.

내달 시행되는 기업소득환류세제 역시 금융회사 입장에선 문제다. 투자와 배당, 임금 증가 합산 금액이 전체 이익의 80%를 밑돌면 차액의 10%가 과세된다는 것이 골자다. 대규모 투자가 드문 금융회사 입장에선 배당과 임금 증가분으로 전체 이익의 30% 이상을 소진하는 대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외국인 주주 비율에 매우 높은 상황에서 배당 확대에 따른 자금 유출로 전체 은행권 수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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