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 '아비규환'…뛰어내리고 벽 타고 대피

입력 2015-01-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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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서 손수건 흔들며 구조요청…연기 찬 복도서 우왕좌왕

10일 오전 100여 명의 사상자가 난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아파트 화재 현장은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대봉그린아파트 지상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난 것은 오전 9시 27분이다.

그러나 주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토요일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자고 있어 불이 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파트 인근 단독주택 주민 이모씨(70·여)는 "여기에 사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이 직업 특성상 밤늦게나 새벽까지 일하는 사람"이라면서 "그래서 아침 내 자고 있다가 대피가 늦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화재 경보음이나 대피 안내방송도 듣지 못했다.

깨어난 주민들은 매캐한 냄새와 검은 연기로 불이 난 것을 알아차렸다.

화재를 처음 목격한 사람 중 하나인 황모(40)씨도 그 중 한 명이다.

불이 처음 발생한 대봉그린아파트 건물에서 불과 3m 떨어진 드림타운 9층에 살던 황씨는 타는 냄새가 나 창문을 열었다.

그는 옆 건물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검붉은 불길이 치솟고 있어 119에 신고하고 긴급히 계단으로 대피했다.

아파트 아래에서는 경비원의 도움을 받아 먼저 대피한 30여 명의 주민들이 보였다.

1층 주차장에서는 차량 4대가 불에 타고 있었고 이어 다른 차량 등에서 '펑펑' 폭발하는 소리도 들렸다.

주민 이모씨는 건물 지하가 아닌 1층에 주차장이 있고 주말 아침이라라 주차 차량이 많아 화재가 커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때 대봉그린아파트 오른쪽 건물 2층에서 젊은 남녀가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또 몇 층인지 사람이 추락했다며 웅성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불길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10∼15분쯤 지나자 순식간에 불길이 건물 외벽을 타고 상층부로 번졌다고 했다.

대피한 주민들에 따르면 화재 초기 아파트 주민들은 1층에서 불길이 시작돼 쉽게 출구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건물에 있던 일부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벽을 타고 내려와야 했다. 저층 주민들은 아파트 창문으로 뛰어내려 다치기까지 했다.

상층부 주민들은 옥상으로 올라가 소리를 지르고 손수건을 흔들며 애타게 구조를 기다렸다.

거의 붙어 있는 옆 건물 옥상으로 넘어가 대피하는 주민도 있었다.

복도에 연기가 가득 차 현관으로 나오지 못하고 집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주민도 상당수 있었다.

이들은 뒤늦게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온 경찰과 소방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건물을 빠져나왔다.

화재 초기 대피한 김모(29·여)씨는 "3층에 살고 있는데 화재 경보음이 들려 바로 계단 통해 대피했다"며 "밖으로 나오자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듯 머리에 피를 흘리는 주민들도 많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불에 탄 아파트 3채 건물은 모두 248가구로 구성돼 있으며 사고 당시 17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화재로 3명이 숨지고 98명이 다치는 등 10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거주하던 주민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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