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에서 원화로 거래하는 외국기업에 과징금을 물릴 경우, 외국통화가 아닌 원화를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에어프랑스-KML, 에어프랑스,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 NV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전부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과징금을 부과할 때 환율을 이중으로 적용하면, 그 사이 환율변동이 과징금 액수에 반영돼 동일한 원화 매출액을 올린 외국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의 액수가 달라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는 공정거래법령의 취지에 반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외국 사업자라 하더라도 위반행위로 인한 매출액이 원화로 발생했다면 관련매출액 역시 원화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2010년 11월 15개 항공운송 사업자가 2003∼2007년 한국발 화물 운송 운임에 유류할증료를 도입·변경하면서 부당한 공동행위를 했다며 12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항공사들은 공정거래법을 어기거나 담합을 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