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하락해도 감산에 나서지 않을 전망이라고 경제전문방송 CN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중동이코노믹서베이(MEES)와의 인터뷰에서 “OPEC 회원국들은 유가 하락에도 감산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각료회의에서 산유량을 하루 3000만 배럴로 동결한 뒤 지속적으로 밝혔던 유가를 시장에 맡기겠다는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는 “OPEC 회원국들은 물론 압둘라 알-바드리 사무총장 역시 뜻이 같을 것”이라며 “배럴당 60달러, 50달러, 40달러, 20달러까지 하락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반등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는 앞서 적정 유가를 100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저유가가 경제 성장을 통한 수요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사우디는 새로운 고객의 수요에 따른 생산 확대 정도만 준비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OPEC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올리비에 제이컵 페트로매트릭스오일 애널리스트는 “OPEC 각료들이 매일 유가 하락을 이끄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이 산유량을 줄이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가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말까지 미국은 가격 하락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주목할 만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도 유가 하락 압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유가의 하향 추세 속에 변동성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낙폭이 워낙 컸고, 투자기관들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포지션 정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날도 유가의 약세는 이어지고 있다. 오전 11시 30분 현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3% 가까이 하락하며 배럴당 55달러대로 내려갔고,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2% 넘게 빠지며 배럴당 60달러를 간신히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