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3년간 펴는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등 일부 시장 수용적 정책들이 체감 경기 개선에는 단기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북한의 현 개혁 조치는 향후 중장기 성장 경로를 개선하는 데에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민준규 차장과 정승호 과장은 22일 ‘김정은 체제의 경제정책 추진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 경제가 지난 2011년부터 3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지속하면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한은 추정치)은 2010년 마이너스(-0.5%)에서 2011년 플러스(0.8%)로 전환하고서 2012년 1.3%, 2013년 1.1% 등 소폭이지만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김정은이 집권하고서 2012년부터 추진한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등 정책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계획을 초과 달성한 농산물에 대해 시장거래를 용인하는 등 김정은 체제의 정책이 노동투입 증가, 시장 관련 불확실성의 완화 등을 통해 단기적인 체감경기 개선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북한의 현 개혁조치는 북한이 2002년 7월1일 편 경제관리개선조치(7.1조치)와 비교해도 제도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고 과거 소련이나 중국이 사회주의 체제 내 개혁으로 추진한 조치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이 1990년대 이후 진행된 장기 침체로 공업기반이 붕괴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설비투자 등 확대가 시급하지만 마식령스키장, 미림승마구락부, 문수 물놀이장 등 위락시설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북한 경제의 개선 현상을 경기호전이나 체감경기 개선 정도로 평가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중기적 관점에서 최근 경제조치가 북한경제의 성장동력을 강화하거나 도약을 시동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