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사라진 경제뉴스

입력 2014-12-10 17:23 수정 2014-12-10 17:2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용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서양재)

▲[]
유가하락과 주요 국가들의 경기부양 정책 소식은 세계 경제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방증일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적 부진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국내 주요 언론을 장식하는 것은 경제가 아니라 정치, 사회 뉴스다.

올 한해 가장 중요한 뉴스는 단연 세월호 침몰이었고, 그 전에 국정원에 의한 증거조작 사건이 있었다. 최근에는 연일 불거지고 있는 청와대 비선 뉴스가 화제다. 여기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를 하나 해보자.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 헌법 제12조 제2항이다. 형사 피의자의 진술 거부권을 헌법상 권리로 인정하고 있는 조항이다. 그런데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일부 변호사가 피의자에게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하거나 자백을 번복하도록 강요했다고 해서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신청을 했다. 그러나 진술 거부권은 헌법상 권리이고, 검사도 수사할 때 이를 안내해 준다. 자백한 피고인도 허위 자백을 했다면 당연히 번복하고 무죄를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변호사에 대한 부당징계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 형사 피의자나 피고인들은 진술 거부권 행사를 하면 검사나 판사에게 괘씸죄가 적용될 것이라며 두려워한다. 최근 정부에 비판적인 기자들에 대한 고소, 사이버명예훼손 수사, 카카오톡 감청 사례가 이어지면서 언론이나 국민은 문제되지 않을 이야기만 하는 자기 검열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안 정국에 대한 저항으로 연일 터져나오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경제 뉴스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사라진 경제 뉴스와 진술 거부권, 표현의 자유는 공안정국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상호작용하고 있다. 사실 공안정국이라는 것이 실체가 없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미 4·19혁명을 비롯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소중한 경험들을 갖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는 국민들과 소통하고 건전한 비판을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하루 빨리 경제 뉴스가 주요 언론을 장식하는 날을 보고 싶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예비신랑, 1억 모아놨으면…" 실제 결혼자금 저축액은? [그래픽 스토리]
  • ‘광복절 특사’ 복권 대상에 김경수 포함…법조계 시각은
  • 스프링클러 아파트직원이 껐다…인천 청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전말
  • 제5호 태풍 '마리아' 예상 경로…한반도 영향은?
  • 태권도 서건우, 남자 80kg급 8강 진출…극적인 역전승 거둬 [파리올림픽]
  • 구로역에서 작업 중 코레일 직원 3명 사상… 국토부, 철저 조사해 재발방지
  • '여행 가이드'가 무려 방시혁…포털 뜨겁게 달군 BJ 과즙세연은 누구?
  • 옆구리 찌르는 ‘요로결석’, 여름철 잘 걸리는 이유는? [e건강~쏙]
  • 오늘의 상승종목

  • 08.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5,282,000
    • -0.03%
    • 이더리움
    • 3,665,000
    • -0.03%
    • 비트코인 캐시
    • 494,000
    • +1.08%
    • 리플
    • 840
    • +3.07%
    • 솔라나
    • 215,900
    • +0%
    • 에이다
    • 488
    • +0.62%
    • 이오스
    • 685
    • +2.54%
    • 트론
    • 182
    • +2.25%
    • 스텔라루멘
    • 142
    • +0.71%
    • 비트코인에스브이
    • 59,800
    • +1.61%
    • 체인링크
    • 14,870
    • +2.2%
    • 샌드박스
    • 380
    • +2.98%
* 24시간 변동률 기준